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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월간금융계
  • 기획
  • 입력 2012.02.06 14:03

금융위, 하나금융에 외환銀 인수 승인

자산 366조5000억원으로 업계2위 등극
야당과 노조, 시민단체 거센 반발

  

 

 

 

우여곡절 끝에 하나금융지주가 결국 외환은행을 자회사에 편입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금융권 4강 경쟁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금융당국이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에 대해 비금융주력자, 산업자본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이와함께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을 승인했다.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
금융위원회는 1월 27일 정례회의를 열고 론스타 펀드의 대주주 적격성과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이상제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하나금융의 사업계획, 재무 건전성 등을 고려해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산업자본 여부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일본의 PGM 골프장 운영회사 등을 포함시키면 산업자산 2조원을 초과하기 때문에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산업 자본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비금융주력자제도의 입법취지를 고려해 해외 계열사를 포함시키지 않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하나금융이 론스타 측에 5거래일 안에 매각 대금 3조9157억원을 납부하면 지난 2010년 11월부터 14개월간 진행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끝나게 된다.

하나금융은 1971년 단자회사인 한국투자금융에서 출발해 서울은행, 충청은행, 보람은행 등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고 이번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와 함께 하나금융도 자산 300조원대 지주사가 되면서 그 어느 해보다 금융지주사 간 경쟁이 심해 질것으로 보여진다.

하나금융은 앞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새 외환은행장으로는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전 기업은행장)이 내정될 확률이 높다.

또한 김승유 하나금융지주회장은 “인위적인 인력구조조정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우수한 인재를 끌어안겠다"고 말해 당장 큰폭의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야당, 시민단체 강력반발- 통합작업 험란 예고

그러나 민주통합당 등 야당과 시민단체, 외환은행 노조는 금융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새로 출범한 민주통합당 지도부들은 지난 17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불러 "론스타에 대한 의혹을 해소한 후 하나금융의 인수 승인을 해줘야 한다"며 이번 인수 승인에 대해 반대해 왔다.

특히 당사자인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하나금융의 론스타와의 계약이 무효라는 것은 법적으로나 사실관계를 따져봤을 때 명백한데 금융위에서 무리하게 하나금융의 손을 들어줬다"며 "잘못된 결정에 대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앞으로 노조가 금융위의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강력한 투쟁 의사를 밝히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미 민주통합당을 중심으로 야당의원들이 론스타 매각 승인 절차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고 외환은행 노조와 전국금융산업노조는 외환은행 인수문제를 4월의 총선과 12월의 대선과 연계해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기철 노조위원장은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은 외환인수가 일단 이뤄지고 나면 파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는 직원들을 무시한 처사“라며 "정치권과 시민사회와의 연대는 물론, 총파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론스타펀드의 외환은행 지분에 대해 조건 없는 강제매각 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된 행정소송이 진행중이고 김석동 위원장과 권혁세 원장의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도 걸려있다.

노조는 이번 외환은행의 자회사 편입승인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비롯해 법정소송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9년 만에 한국을 떠나는 론스타에 대해 국정조사와 감사원 감사를 추진했던 정치권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번 인수를 정치쟁점화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동기인 김승유 회장에게 특혜를 준 것"이라며 공세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이 지급하는 인수대금 3조9157억원을 포함해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 인수 후 챙기는 차익이 총 4조 7000억원에 이르는 점에서 ‘먹튀’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하나금융은 원천징수 하는 세금 3522억원을 뗀 3조5634억 원을 지급하고, 지난해 론스타와 매각가격 재협상을 벌여 깎은 4903억원 중 1000억원을 사회공헌 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로 단숨에 국내 수위권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 외환은행과 합한 하나금융의 총자산은 366조5000억원이다. 우리금융(372조4000천억원)에 조금 못 미치지만 KB금융(363조원)과 신한금융(337조원)보다 많다.

국내 점포망은 1012개로 불어난다. 국민은행(1162개)에 이어 국내 2위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932개, 965개다. 해외 점포망은 단연 1위다. 외환은행의 강점인 해외 네트워크때문이다. 하나금융의 해외 채널은 총 36개로 우리(22개) 신한(19개) 국민(12개)을 크게 압도한다.

두 개 은행의 실적을 합치면 은행 업무 영역 다수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2위로 부상한다. 하나금융은 가계대출, 프라이빗뱅킹(PB), 대기업 대출, 외화대출, 외환거래(FX), 수출입금융, 투자금융(IB), 펀드판매 등에서 업계 수위권으로 도약, 여타 지주사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어 금융권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투 뱅크’체재로 유지되더라도 소매금융에 장점이 있는 하나은행과, 외환 및 기업금융에 장점이 있는 외환은행이 공조하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두 은행의 총 1012개의 점포 중 반경 100미터 이내에 있는 중복 점포가 미미하고 대출자산의 중복도 거의 없어 시중은행의 합병 시 가장 문제시되는 중복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이 거의 없을 거라는 장점도 갖고 있다.

이밖에 신용카드 업계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후발 주자인 하나SK카드가 외환은행과 합치면 단숨에 대형 카드사들을 위협할 존재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시장 점유율은 신한카드가 23%, KB국민카드가 14%,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각각 11~12%, 롯데카드와 우리은행의 우리카드가 각각 8%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09년 분사한 하나SK카드는 카드 시장 점유율이 5% 남짓에 불과하지만 외환은행의 외환카드를 더하면 점유율이 9%대로 껑충 뛰어오른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를 위협할 수준이 된다.

현재 카드 시장은 과열 경쟁을 막으려고 금융 당국이 몸집 불리기를 막고 있어 카드사의 서열 변동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외환카드가 하나SK카드와 합쳐지면 카드사 간에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이 10% 정도 되면 그때부터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1위와 경쟁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데 외환카드는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좋은 기회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KB국민카드나 삼성카드, 현대카드는 강력한 경쟁자 등장이 임박함에 따라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한편 하나금융지주는 1월 27일 금융위원회가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함에 따라 론스타와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지분 인수를 2월 3일까지 마무리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조만간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3억2904만주를 3조9157억원에, 수출입은행의 지분 4031만4387주를 4797억 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그동안 숙원사업이었던 외환은행 인수를 성공리에 마무리한 김승유 하나금융회장의 임기가 올 3월까지이다. 2월 이사회에서 연임논의를 통해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연장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특히 여러 가지 의구심을 남기고 사퇴한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의 공석으로 하나금융지주의 조직 구성 또한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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