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除夜)의 종소리
지난 섣달 그믐날 제야의 종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는 유난히 많은 일들과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온 지난 해의 잔재를 떨쳐 버리고 새롭게 출발하라는 신호이며 새해 우리의 소망을 기원하는 소리다. 그 소리 안에는 새해에 우리네 살림살이가 좀 더 나아졌으면 하는 염원이 담겨있다.
올해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접어든다. ‘The Economist’ 는 2015년 우리의 일인당 GDP를 30,110불로 예측한다. 구매력 기준으로는 36,520불로 같은 기준으로 본 일본의 39,060불에 매우 근접하는 수준이 된다.
신용평가기관인 S&P가 예상한 한국 올해 경제성장률은 최대 4.0%다. 정부예상 치 3.8%보다 높은 수치다. 다만 중국부동산시장의 하락위험과 미국의 금리인상 엔저 국제유가 등의 변수 등의 악재가 겹치면 성장률은 2.3%까지 곤두박질 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가변적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투자환경을 더 개선하고 소비심리를 살려 경기가 호전되어 서민의 허리를 펴게 되었으면 한다. 규제개혁의 고삐를 더 죄어야 할 것 같다.
올해는 특히 이웃들과 가까이 되었으면 한다. 일본과 가슴을 트고 오가는 사이가 되었으면 한다. 120년 전 을미년에는 그들이 우리의 궁궐에 난입하여 시해(弑害)를 자행했다. 전장으로 여인들을 끌고 가서는 ‘정부가 한 일이 아니다. 강제가 아니었다’고 우긴다. 역사를 잊지는 말되 용서는 하자. 언제까지 등을 돌리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북쪽의 형제들도 껴 안았으면 한다. 철 없이 굴어도 혈육이니 영원히 내치기는 어렵다. 내장까지야 곤란하지만 형이니 조금은 포용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금년이 선진사회 진입의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침몰하는 여객선에서 저 혼자 도망가는 선장, 국가 기관의 문서를 외부로 들고 나다니는 공직자의 모습은 선진사회가 아니다. 정당의 해산판결을 두고 벌이는 불복 궤변은 민주 법치국가에 대한 부정이다.
내년 2016년 우리의 1인당 GDP ($39,828)는 일본 ($39,669)를 앞서고 . 15년 뒤인 2030년 GDP규모는 프랑스와 러시아를 추월하여 세계 8위의 경제대국이 된다는 예상 을 한다. 세계은행이나 IMF 등 국제기구는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분류한다. 다만 진정한 ‘선진사회’는 소득뿐 아니라 건전한 시민의식과 직업윤리가 지배한다.
올 을미년 제야의 종소리에는 우리의 소망이 다 이루어졌다는 소식이 실려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