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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복귀
   
▲ 임종룡 금융위원장. ▲전남 보성(56) ▲연세대 경제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시 24회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 종합정책과장 ▲영국 재경참사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심의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 ▲대통령 경제비서관,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 ▲ (前)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연합)

임종룡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되었다. 은행과 보험, 증권 등 각 부문에서 농협금융을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놓아 "정부에서 중용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 소문이 현실이 되었다. 임 내정자는 거시경제·금융정책 부문의 재무 관료 경험과 민간 금융그룹의 최고경영자(CEO) 경험을 모두 쌓아 금융위원장로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곧 있을 인사 청문회에서 임 내정자가 ‘모피아’ 출신이라는 점, 개인정보 유출 등 금융사고 등의 ‘논란거리’를 피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엘리트 관료→유능 CEO→금융당국 수장…
농협금융 '파죽지세 성장' 견인, 신망 두터워

임 내정자는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같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을 시작해 옛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과 금융정책국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이론과 경험을 겸비했다는 후문이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기조실장을 지내면서 탁월한 정책조정 능력을 인정받아 청와대 경제비서관으로 발탁된 바 있으며, 경제정책국장 시절에는 이명박 정부의 초창기 경제정책 운용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10년 기획재정부 1차관을 맡은 후 '썰물 때 둑을 쌓아야 밀물 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지론으로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3종세트 정책'을 마련, 글로벌 금융 불안을 이겨낼 발판을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협중앙회와의 갈등 끝에 사임한 상황에서 2013년 6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을 맡은 후 중앙회와의 갈등을 봉합한 것은 물론, 농협금융을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동규 전 회장은 임 회장의 내정 당시 "제갈공명이 와도 (중앙회와 금융지주의 관계 해법은)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임 내정자라면 지혜로워서 잘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실현됐다는 것이 금융권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임 내정자의 재직 시절 농협은행이 예금, 대출, 펀드, 퇴직연금 등에서 성장세 1위를 차지했고 농협생명은 신규보험료에서 삼성생명을 제쳤다. 이에 농협금융은 신한, 국민, 하나과 함께 명실상부한 4대 금융그룹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KB금융그룹과의 경쟁을 이기고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는데 성공해 NH투자증권을 단숨에 증권업계 1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덩치'에 걸맞은 수익성 강화에 박차를 가해 금융권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임 회장과 '찰떡 궁합'을 이뤘던 김주하 농협은행장은 "부드러우면서도 추진력이 강한 성격으로, 업무를 철저하게 파악한 후 계열사 CEO들의 의견을 모두 듣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합리적인 리더십이 돋보였다"고 전했다. 임 내정자는 농협금융그룹 내부에서 "NH의 최대 리스크는 임 회장의 교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임직원들에게 두터운 신망을 받았다.

"금융현장 경험 바탕으로 규제개혁 가속…
업권 간 칸막이 낮춰 경쟁 유도,
금융지주회사 체제의 순기능 활용할 것“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취임하면 금융당국이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금융사에 대한 건전성 규제를 상당 부분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 내정자는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서의 재직 경험을 활용해 규제 개혁을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금융시장의 자율과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금융위원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면 그런 원칙을 갖고 규제 틀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내정자는 지난 3일 금융사 CEO 대토론회에서도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감원장 등 108명 금융 CEO를 앞에 두고 건전성 규제 완화를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건전성 규제의 경우 금융회사들이 알아서 잘 하고 있는 데도 금융당국이 너무 걱정하고 있다. 국제기준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면서 "건전성 규제는 대폭 완화해도 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범금융사 최고경영자(CEO) 대토론회에서 금융사에 대한 건전성 규제 완화 발언은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강한 수준이었다"면서 "건전성 규제 완화에 대한 임 내정자의 의지를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업권간 칸막이를 대대적으로 낮춰 치열한 경쟁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임 내정자가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강조한 부분이자 가장 큰 업적 중 하나가 은행과 증권 등 금융업권 간 벽을 허무는 것이었다"면서 "이런 부분은 정책에 대한 신념인 만큼 앞으로 정책에도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임 내정자는 업권 간 칸막이를 없애 시너지 창출에 주력했다.  농협금융이 은행과 증권간 칸막이를 허문 국내 1호 복합점포를 낸 것도 임 내정자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한 것이다. 임 내정자는 '다른 금융사보다 먼저 복합점포를 내라'고 지시, 상대적으로 느린 농협금융이 여타 은행권보다 앞서 금융규제 개혁의 과실을 얻게 됐다.

복합점포를 방문한 고객은 다른 영업창구로 이동하지 않고 한 장소에서 은행과 증권 상품에 가입할 수 있으며, 공동 상담실에서 은행·증권 양사 직원이 공동으로 제공하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업권 간 칸막이를 허물어 경쟁을 촉진하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금융당국 내외부에서는 온라인상에서 증권과 보험 상품 판매를 전담하는 금융상품판매 전문회사를 출범시키는 등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고 판매 부분에서 금융권역을 허무는 등 규제 완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임 내정자는 또 금융지주회사 체제의 순기능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주회사는 자회사간의 시너지 전략을 세우고 주요 포인트만 점검하면 구체적인 경영은 자회사에 맡기는 방식이다. 지주회사는 추후에 성과를 토대로 인사로 반영하겠다는 견해다.

취임 직후 농협중앙회로부터 인사권과 경영권을 확보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
기업구조조정 강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 내정자가 공무원 재임 시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분야가 기업구조조정"이라면서 "이 분야는 법 규정 하나까지 다 꿰고 있는 만큼 상당한 전문성이 발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 내정자는 1997년 IMF위기 때 재정경제부 기업구조조정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아 상업·한일은행 합병과 대우그룹 해체를 이끈 바 있다. 증권제도과장 재직시절에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은 임 내정자가 금융위 국·실별로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면서 "기존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내정자의 현장 경험을 더하는 방식으로 점차 정책 방향을 구체화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 경력·모피아 출신·급여…
개인정보 유출 등 금융사고도 공격의 빌미

임 내정자는 2013년 6월 NH금융지주 회장으로 영입돼 20개월 가량 근무했다. 민간금융 수장을 지냈다는 경력은 시장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장점이기도 하지만 임 회장이 모피아 출신이라는 점과 맞물려 '특혜 논란'이 될 수 있다.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인사발표직후 임 내정자를 겨냥해 "전직 금융회사 수장을 금융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논평에서 "농협금융지주회장을 금융감독기구의 수장으로 내정한 것은 금융소비자보호에 대한 현 정부의 안이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사 회장 출신인 임 내정자가 금융정책 수장으로서의 공정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의식인 셈이다. 김석동-신제윤-임종룡으로 이어지는 모피아 출신의 금융위 수장 독식구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얼마나 희석시키느냐도 임 내정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NH금융지주 회장의 급여가 적어 '무늬만 회장'이라는 비아냥 섞인 소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임 내정자가 재임시절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등 회사를 키워 기여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 금융사고와 관련한 질의도 인사청문회에서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월 개인정보 유출 사고 당시 농협카드 고객 2천158만명 분의 정보가 유출됐으며 KT ENS 협력업체 부실대출 규모는 300억원 가량이었다.

이를 두고 임 내정자의 지휘관리 문제가 작년 한 때에 부각했으나 금융감독원 검사결과 무관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임 내정자는 이와 관련 "두 사고 모두 취임하기 전 시스템 문제였으며 나로서는 사태수습의 역할만 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당시 사고를 임 내정자와의 지휘관리 문제와 연관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 관련 계열사의 전·현직 실무자 중심으로 문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농협금융 차기 회장 ‘물망’
노조 "농협 잘아는 인사가 맡아야"

임 내정자가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뒤, 차기 농협금융 회장이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농협금융지주는 2월 25일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퇴임식 날 이사회를 열고 회장 직무대행에 이경섭 농협금융 부사장을 선임했으며, 이주 내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해 본격적인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차기 농협금융 회장 후보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허경욱 전 OECD 대사,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김주하 NH농협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NH농협지부는 차기 회장 인선과 관련해 농협조직문화 이해와 도덕성 등에 대한 철저한 후보자 검증을 촉구했다.

금융노조 NH농협지부는 “농협금융호가 조금씩 정상 항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선장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향후 구성될 금융지주회장 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서 농협금융에 대한 충분한 식견을 가지고 있는 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전문성을 바탕으로 직원과의 소통을 통한 현장중심의 금융정책과 농협금융이 안고 있는 산적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뚝심있게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인지도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월간금융계  fn6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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