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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월간금융계
  • 칼럼
  • 입력 2012.03.09 10:35

봄이 오는 소리

 

 

 

 

한국신용카드연구소 소장
한국신용카드학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경칩이 지나고 나니 봄은 이미 추녀 저편에서 빙그레 웃으며 걸어오고 있다. 예부터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도 풀린다 하더니 하루가 다르게 온기가 더해진다. 겨우내 을씨년스럽게 버티고 아파트 정원을 지키던 목련이 어느 사이엔가 솜털 같은 꽃망울을 내민다. 겨울잠을 자던 벌레들이 봄의 소리에 놀라 기지개를 켠다. 마음은 한 다름으로 들녘으로 달려간다. 아, 그렇다. 정녕 봄이 오는 가 보다.

연이어 청명을 맞는다. 하늘이 차츰 더 맑아지니 추위로 쌓였던 일들을 해야 할 때다. 예부터 이날에는 산소를 돌보고 묘 자리를 손질했다. 이날 만은 구태여 택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길일이다. 집안 구석구석과 초가지붕 어디엔가 빗물이 스며드는지를 살펴야 한다. 농기구도 챙긴다. 이래 저래 봄은 늘 바쁘기 마련이다. 생기가 돋아나는 희망의 절기다.

올 봄에는 여니 해와는 다른 희망을 가진다. 청명이 지나고 다가오는 총선에 대한 기대다. 살림살이를 윤택하게 하는 ‘시장경제’에 봄바람의 훈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인사들이 선택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가 신용카드 수수료를 임의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통과되자 시장은 우울해졌다. 사기업간의 흥정을 정부가 대신 하겠다니 기가 막힌다. 3자가 어찌 장사의 속사정을 알고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할 수 있는가. 저축은행이 도산하고 난 후에 손해를 입은 예금자나 투자자에게 별도로 보상을 하겠다는 법도 걸려있다. 게임이 끝난 후에 경기의 규칙을 바꾸어서 승패를 원점으로 돌리려는 어이없는 발상도 한다.

이번 총선에는 ‘시장’을 해치는 그런 대리인(Agency)은 주인인 국민들이 해고(Fire)를 알렸으면 한다. 먼저 ‘표’만을 의식하는 인기에 영합(Populism) 하는 그들을 찾아내자. 파이를 생각하지 않고 무상(無償)만을 내세우는 이들도 뽑아내자. 공짜를 내세우는 그들에게 공짜 점심이 없다는 걸 보여주어야 한다. 시장에는 무상이 없다. 성장과 분배는 두 발 수레다. 한 켠으로 기울어지면 앞으로 나가기 어려운 구조다. 

막무가내로 카드관련법을 밀어 부친 행태에서 실망을 넘어 분노케 한다. 시장을 죽이는 폭거다. 그렇게 화급을 다투는 사안도 아니다. 헌법소원을 벼르고 거부의 권리까지를 생각나게 한다. 시장은 바야흐로 가마솥이다. 부글부글 끊는다. 창문을 더 열어젖혀야 할까 보다. 봄이 오는 소리를 듣고, 훈훈한 향기가 그리워서다. 이 봄날에 아직 한기(寒氣)가 가시지 않는다. 잔설이 남아서 인가.

봄은 왔는데 정작 봄 같지는 않다(春來不似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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