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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영화, 이번엔 성공할까?

   
▲ 지난 7월 2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5년 하반기 우리은행 경영전략회의' 에서 이광구 은행장이 성공적인 민영화를 통해 2020년까지 ‘아시아 TOP10, 글로벌 TOP50 은행’이 되자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정부가 지난 7월 21일 우리은행 민영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010년 이후 5번째로, 지분 4~10%씩을 나눠 파는 과점(寡占)주주 매각 방식을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또 우리은행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자 경영자율성도 최대한 확대하기로 했다. 과점 주주 매각 방식은 매각 과정의 신축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평가되지만, 여전히 시장 수요가 충분치 않아 민영화가 단기간에 성사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게다가 과점주주 매각 방식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와 빠른 민영화라는 정부의 기본 원칙을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매각 작업이 계속 공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4번 시도 모두 실패…번번이 무산된 매각 작업

우리은행은 외환위기와 카드사태가 금융업계에 남긴 상처를 한몸에 간직한 곳이다. 1990년대 은행권을 주름잡던 5대 시중은행 중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쳐 우리금융지주가 만들어졌고, 이후 평화은행·경남은행·광주은행이 편입됐다.

정부는 이들 부실 금유오히사를 모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예금보험공사 채권을 발행, 우리금융에 공적자금 12조8천억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갖게 됐다.

공모와 블록세일(지분 대량 분산매각) 등을 통해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정부 지분은 꾸준히 줄어들었다. 현재 예보의 우리은행 지분은 51.04%다.

그러나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네 차례 시도한 민영화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2010년 첫 시도에서는 무려 23곳의 인수 후보가 등장했으나 대부분이 자격을 갖추지 못했고,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우리금융컨소시엄'은 불참을 선언해 매각 작업이 중단됐다.

2011년과 2012년에는 일괄 매각 방식으로 연달아 민영화를 추진했다. 2011년에는 산은금융지주가, 2012년에는 KB금융지주가 각각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관치 금융 논란'이 불거지면서 연달아 무산됐다.

3단계에 걸쳐 계열사들을 분리 매각한 후인 지난해에는 경영권 지분과 소수지분을 따로 매각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네 번째 도전에 나섰다. 소수 지분은 일부 매각했으나, 경영권 지분 경쟁입찰에서 중국의 안방(安邦)보험 한 곳만 응찰한 탓에 유효경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우리은행의 민영화는 또 다시 무산됐다.

'나눠파는' 과점주주 방식 추가…"경영 자율권 보장"

예상대로 금융위원회는 다섯 번째 시도에서 예보 지분 30~40%를 쪼개 여러 곳에 분산매각하는 과점(寡占)주주 방식을 추가했다. 경영권 지분 매각도 여전히 유효하지만, 지난 네 차례의 시도가 거듭 실패한 데서 보이듯 이번 민영화 성패의 관건은 새로 도입한 과점주주 분산매각 방식이 투자자들의 수요를 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 방식 외에 다른 대안은 없으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면서 "문제도 알고 답도 알면서 그동안 헤맨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성공할 가능성은 있는 방법"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국내 4대 시중은행 중 한 곳에 지분 4~5%를 사들일 투자자는 많다"고 덧붙였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그동안 접촉해 온 국내외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참여한다면, 우리은행 민영화의 중요한 단추를 꿰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주주인 예보가 우리은행을 관리감독하는 근거인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MOU)'이 완화되거나 해지되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MOU가 족쇄로 작용해 다른 은행들처럼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못하고, 장기적인 안목에 따라 영업하지도 못한 채 1년 내내 감사를 받는 데 힘을 쓸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예보의 지분율이 약정상 50% 아래로 떨어지면 MOU를 완화할 수 있고, 30% 아래로 떨어지면 해지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매각이 잘 된다면 이번 기회에 예보 지분이 30% 아래로 떨어지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며 "이에 따라 MOU제약이 유연해질 수 있고, 리스타트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 또한 매각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MOU 관리방식을 대폭 개선해 경영 자율권을 보장하고, 우리은행이 직접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쉽지 않은 길…"정치적 결단 필요"

이번에도 여전히 우리은행의 민영화가 이뤄지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고된다. 금융지주회사법 부칙에는 우리은행 매각 원칙으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 빠른 민영화 ▲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이 명시되어 있다.

새롭게 검토되고 있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은 앞의 두 원칙과 서로 충돌할 수 밖에 없다. 우선 경영권 프리미엄이 사라져 우리은행 매각 원칙의 중요한 틀인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는 어려워진다. 공적자금 원금을 회수하려면 주당 1만3천500원 수준으로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8천원대 후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예보 지분의 30~40%를 우선 매각하고, 콜옵션 행사 대비분(2.97%)를 제외한 최대 18.07%의 잔여지분을 다음으로 매각하겠다는 금융위 발표에서도 이러한 고민이 묻어난다.

우리은행의 기업 가치가 민영화를 통해 올라가면, 나머지 지분을 팔아 최대한 공적자금을 회수하겠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과점주주 매각이 기대처럼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느냐도 의문의 여지는 있다. 금융위는 "수요점검 결과 경영권지분 매각은 쉽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고, 과점주주가 되고자 하는 수요는 일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점주주 수요의 규모에 따라서는 '빠른 민영화'가 이뤄지기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결국, 더 적극적으로 민영화에 나설 수 있도록 정치권의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상조 교수는 "결국 금융위나 공자위, 예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3원칙에 대한 정치적 결정의 문제"라며 "만약 정권교체 후에 매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청문회와 문책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면 관료들이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은행이 더 망가지기 전에, 사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정치권의 약속이 먼저 나와야 과점주주 매각 방식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간금융계  fn6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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