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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 출범, '메가뱅크' 닻 올렸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행인 ‘KEB하나은행’이 9월 1일 공식 출범했다. 초대은행장에는 함영주 전 하나은행 부행장이 선임되었다. 지난 7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선언한 지 1년 2개월만에 KEB하나은행은 자산규모 290조원의 ‘메가뱅크’이자 ‘원뱅크’로 새출발하게 되었다.

 

   
▲ 함영주 행장(왼쪽 세 번째)은 “강력한 영업력을 토대로 리딩뱅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왼쪽 두 번째는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그간 ‘한지붕 아래 두 가족’으로 지내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KEB하나은행’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KEB하나은행’은 외환은행의 영문명 약자인 KEB(Korea Exchange Bank)와 하나은행을 조합한 것이다. 9월 1일 오전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KEB하나은행의 제막식과 출범식에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초대 KEB하나은행장, 양행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3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석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축사를 통해 “‘KEB하나은행’의 출범과 함께 하나금융그룹은 세계 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한 가족으로 존중과 배려로 협업을 통해 모두가 함께 발전하는 모델을 하나금융그룹의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해 7월 3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추진을 선언했다. 이날 열린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이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통합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012년 2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5년간 독립격영을 보장하는 내용의 ‘2·17합의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로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지며 은행권 전반의 경영 사정이 악화되자, 김정태 회장은 조기합병을 선언했다. 양행이 합병하면 시너지 효과로 어려운 경영난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인도네시아 하나·외환은행의 통합법인(PT Bank KEB Hana)이 통합 이후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역시 금융은 통합해야 코스트(비용)도 절감되고 좋다”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외환은행 노조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지난 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합병을 선언한지 한 달 뒤인 8월 12일, 노조는 직원 5187명의 서명이 담긴 합병반대 결의서를 금융위원회에 전달하는 등 합병반대 여론을 확산시켜 나갔다. 하나금융 경영진은 합병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노조는 헌법재판소에 ‘합병중단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 가운데 양측은 격렬한 대치 속에서도 합의점을 찾기 위해 지난해 11월 노사협상 대화단을 꾸려 대화를 시작했다.

그러나 협상이 거듭 파행되자, 하나금융은 통합추진 반년만인 올해 1월 19일 금융위에 합병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같은 날 외환은행 노조는 서울중앙지법에 ‘통합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하나금융의 완승으로 예상됐던 분위기와 반대로, 법원은 노조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하나금융은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그런데 법원이 하나금융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통합절차 중지 결정을 취소했다. 이른바 두 번의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그 당시 하나금융 관계자는 “원래 가처분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이 뒤집힌 경우는 헌정 사상 3~4차례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은행권의 어려운 환경을 고려해 법원이 내린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올해 7월 13일,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에 대해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한조 외환은행장, 김근용 외환노조위원장, 김기철 금융노조 조직본부장과 하나은행측 김병호 하나은행장, 김창근 하나노조위원장이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 합의서에 서명했다. 양행 통합을 통해 어려운 금융환경과 외환은행의 경영상황 악화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데 양측이 공감했다는 것이 합의가 이루어진 배경이다.

   
▲ 9월 1일 을지로 본점에서 진행된 KEB하나은행 출범식 및 함영주 초대 은행장 취임식에서 "하나보다 더 큰 하나"와 "대한민국 1등을 넘어 글로벌 일류은행"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로 지구본에 숫자 "1"을 채워 넣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사진 왼쪽부터)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직원 대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직원 대표,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함영주 초대 KEB하나은행장,
신망 두텁고 인간미 넘치는 ‘친화형 리더’

 
하나금융그룹은 통합 KEB하나은행장후보 추천을 위한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개최하고 지난 24일 통합은행장에 함영주 하나은행 부행장을 단독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는 통합은행장 후보군으로 선정된 함영주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을 비롯해 김병호 하나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등 3명에 대해 심의 절차를 진행해 왔다.

임추위는 추천 당시 함영주 후보에 대해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 조직내 두터운 신망과 소통능력을 가진 함 후보가 통합은행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 시너지를 증대시킬 적임자”라고 밝혔다. 또, 개인과 기업영업을 두루 거친 ‘영업통’으로 통합은행의 영업력 회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끌 리더로 평가했다.

앞으로 2년간 KEB하나은행을 이끌게 될 함영주 행장은 말단 행원으로 시작하여 책임자, 관리자, 임원을 거쳐 은행장의 자리에 올랐다. 

충남 부여 출신인 함 행장은 1956년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따라 논산 소재 강경상고를 나와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했으며, 이후 배움에 대한 열정을 갖고 주경야독으로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은행 수지지점장을 거쳤고 하나은행과 통합후 하나은행 분당중앙지점장, 영업전략과 실행을 총괄하는 가계영업추진부장을 맡았다. 그는 특유의 친화력과 성실함으로 영업성과를 인정받아 남부지역본부장, 전무, 충청영업그룹 대표(부행장)를 역임했다.

2013년 충청영업그룹 대표 당시 그는 영업현장을 발로 뛰며 ‘지역사랑통장’을 출시하고 ‘1인 1통장 및 1사 1통장 갖기 운동’을 전개했다. 지역밀착형 영업을 펼치며 하나은행을 지역과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성장한 충청지역 대표은행으로 키워냈다.

함 행장의 좌우명은 ‘낮은 자세로 섬김과 배려의 마음’이며, 별명은 ‘시골 촌놈’이다. 그는 본부장 시절부터 매주 조깅과 산행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직원들과 격의없는 소통을 하기로 유명하다. 충청영업그룹 1,000여 명 전 직원의 이름과 생일, 신상과 애로사항을 기억할 정도며, 병가중인 직원과 직원가족의 환자까지 방문해 위로하고 보듬는 인간미 넘치는 ‘친화형 리더’다.

또한 작년에는 직원들과 야간 산행을 가진 뒤 직접 직원들의 발을 닦아주어 큰 감동을 선사했다는 일화도 있다. 자신을 낮추고 마음을 열어 직원들을 챙기는 이런 노력 탓에 포용의 리더십을 갖춘 덕장으로 따르는 직원들이 많았다.

외형과 내실 갖추고 ‘리딩뱅크’ 도전장…
관건은 ‘영업력’ 강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1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외형 뿐 아니라 내실을 갖춘 진정한 ‘리딩 뱅크’가 될 것을 다짐하며, 경영실천 계획으로 △영업현장 우선 △성과중심의 기업문화 정착 △책임경영 3가지를 내세웠다.

통합으로 인해 KEB하나은행은 자산규모 1위, 해외지점 1위의 명실상부한 ‘메가뱅크’ 로 올라섰다. KEB하나은행의 자산규모는 올 상반기 기준(연결) 299조원으로, 신한(273조원), 국민(282조), 우리(287조원) 은행을 제친 업계 1위다. 대출은 208조원으로 3위, 자본금은 22조원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지점수는 945곳으로 국민(1146), 우리(974)에 이은 3위다. 해외지점은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20곳이다. 직원수는 국민은행(2만553명) 다음인 1만6천368명인 2위이다.

업계는 프라이빗뱅킹(PB)이 강점인 하나은행과 외환업무에 특화한 외환은행이 통합 시너지를 낼 경우, 현재 신한은행이 거머쥐고 있는 ‘리딩뱅크’ 자리를 노려볼 만 하다고 평가한다.

KEB하나은행이 리딩뱅크로 발돋움하려면, 우선 영업력 강화가 관건이다. 

올 들어 하나·외환은행의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나은행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6천689억원으로, 작년 동기간(9천131억원)보다 26.7% 줄었다. 2천54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외환은행도 작년 상반기(3천680억원)에 견줘 30.9% 하락했다.

반면에 ‘리딩뱅크’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에 9천55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작년 동기 대비 8.4% 감소에 그친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이미 서울·경기 지역에 영업그룹 한 곳을 신설했고, 호남지역의 위상을 본부에서 영업그룹으로 격상했다. 최근의 조직 개편에서도 영업그룹을 4개 그룹에서 6개 그룹으로 확대하였으며, 영업본부장의 효율적인 재배치를 주문했다.

함영주 행장은 “통합은행에서 강조점을 두는 것은 ‘영업’이다. 앞으로 ‘영업제일주의’를 강조할 것”이라며 “강력한 영업력을 토대로 리딩뱅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3개월 이내에 양행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겠다고 했으나, 서로 다른 성향인 하나·외환은행이 완벽한 하나가 되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3개월 이내 화학적 결합 이룰 것”…
완벽한 ‘한몸’ 되기엔 쉽지 않아

함 행장은 3개월 이내에 양행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성향의 두 조직이 완벽한 하나가 되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모태인 외환은행은 자유로운 분위기와 엘리트 문화가 상존하는 반면, 하나은행은 엄격한 군대식 문화가 주류를 이룬다. 상명하달이 확실하고, 그에 따른 의사결정이 빠르다.

이렇게 현격하게 다른 조직 문화 때문인지 두 은행의 통합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통합 선언 후 1년여 동안 노사 양측은 격렬한 공방을 이어가며 법정싸움까지 벌였을 정도다.

따라서 통합에 따른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면 통합과정에서 발생한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 급선무다. 함영주 행장은 내정된 후 가장 먼저 외환노조 사무실을 찾아갔으며, 노조와의 상생을 위해 김지성 전 외환 노조위원장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함 행장은 “나도 피합병은행인 서울은행 출신이다. 가장 빨리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게 뭘까 고민한 끝에 전 외환노조위원장이자 노조 협상 대표 중 한명이었던 김지성 씨를 함께 가는 파트너로 결정했다. 이는 투명한 인사를 가져가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또한 두 은행이 통합 시너지를 내려면 시스템적으로는 전산통합이 선결과제다. 이 부문에서 이미 상당 수준의 통합 시나리오를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통상 은행 간 전산망 통합에 1년 정도가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성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속성보다는 안전성에 주안점을 두고 전산 통합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KEB하나은행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애초 내년 설 연휴 전까지 통합작업을 끝낼 계획이었지만 내년 6월로 일정을 수정했다.

임금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도 과제다. 올 상반기 외환·하나은행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외환은행 직원들의 분기 평균 급여는 4천300만원으로, 하나은행(3천400만원)보다 1천100만원가량 많다. 중복되는 지점의 통폐합 또한 과제다.

월간금융계  fn6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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