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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월간금융계
  • 기획
  • 입력 2016.06.15 19:00

[인터뷰] 유승흠 한국의료지원재단 이사장

“아픈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주는 아름다운 사회가 돼야 복지국가”

우리나라는 1963년 의료법이 제정되면서 의료보험제도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정부 주도하에 의료보험이 실시된 것은 1977년 7월. 500인 이상 근로자를 가진 사업장에서 점차 그 적용 대상을 소규모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하면서 직장 근로자 중심으로 실시됐다.
이후 일부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실시해오다 1989년 1월을 기해 전국민 의료보험을 실시했다.
이는 사회주의국가나 조세에 의한 재원조달방식의 의료보장을 국민들에게 적용시킨 나라들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인 12년만에 전국민의료보험을 실현시킨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그러나 이처럼 짧은 기간에 전국민의료보험을 실시했지만 모든 국민에게 완벽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바로 의료사각지대 때문이다. 의료사각지대는 정부차원의 해소가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의료사각지대 문제 해결을 위해 공익단체들이 나섰다.
그 중에서도 보건의료분야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곳이 바로 한국의료지원재단이다.
지난 2011년 4월 보건의료부문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출범한 한국의료지원재단은 의료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모금과 지원사업을 하는 비영리민간재단이다.
한국의료지원재단은 모금·홍보·의료비지원·평가 등 각 부문별 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문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가장 모범이 되는 공익재단으로 손꼽히고 있다. 재단출범 5주년을 맞
은 한국의료재단의 유승흠 초대이사장을 만나 한국의료지원재단의 활동과 의료사각지대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의료사각지대가 무엇 인가.

복지의 핵심은 건강과 소득이다. 즉 건강과 소득의 보장이 복지제도의 핵심인데 온국민이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문제가 의료건강 보장이다.
우리나라 1인 평균소득이 2만7000달러다. 현재 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해 보호받는 사람은 전국민의 4%이내다. 그 외에는 대부분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그러나 기초생활수급자의 차상위계층과 6개월 이상 건강보험료를 연체한 사람들 약 160만명, 그리고 평소에는 일반적인 생활을 하지만 아파서 일을 못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경제활동을 하는 자녀들로 인해 지원을 못 받는 노인 등이 의료비문제로 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들이 바로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다. 이 의료사각지대는 전국민의 약 7%에 달한다.

한국의료지원재단의 설립취지는.

우리재단은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8명의 발기인이 뜻을 모아 2011년 4월 비영리재단으로 출범했다.
우리 재단은‘아픈 이웃에게 희망을’이란 슬로건 아래 가까운 이웃의 아픔을 해결하기 위한 의료지원공동체로 치료비 부담으로 고통을 겪는 이웃에게 사랑의 손길을, 난치병·희귀질환 등으로 생계가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생활형편으로 보험 자격이 정지된 이웃에게 지원의 손길을 통해 의료사각지대 해소하고 국민건강향상에 이바지 할 목적으로 출범했다.

재단의 인적 구성은.

이사장을 포함 10명의 이사진과 2명의 감사가 있다. 이사들은 위원회를 담당하고 있고, 모금위원회, 홍보위원회, 의료비지원위원회, 평가위원회 등 4개 위원회가 있다. 사무국은 사무국장을 포함 6명의 직원이 일당백으로 일하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이사진에 대해 설명해 달라.

우리재단의 이사진은 SK네트웍스의 최신원 대표이사 회장이 이사겸 모금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리고 홍보위원장에 KT스포츠의 김영수 고문, 의료지원위원장 카톨릭대 남궁성은 명예교수, 평가위원장은 운정재단 신문영 사무총장, 그리고 그린코리아포럼 김영순 상임대표, 한국무역협회 안종원 부회장, (전)LG공익재단 오종희 총괄부사장, 전경련 이승철 상근부회장, 사랑의 쌀나눔운동본부 중앙회 이선구 이사장 등이고 이사진이다. 감사는 세븐레마의원 신민석 원장, 법무법인 민의 민유태 대표변호사가 맡고 있다.

재단의 사업중 의료비 지원사업에 대해 설명해 달라.

기업과 단체, 그리고 개인의 기부자들을 통해 모금된 성금의 지원내역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성금이 아픈 이웃들에게 어떻게 지원이 됐는지 기부자에게 상세하게 전달한다.
국민기초생활 수급권자를 제외한 최저생계비 250% 이하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30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한 다. 출범 후 지난 3월까지 총 612명의 저소득층 환자들에게 10
억원 이상 의료비를 지원했다. 가장 많은 의료비를 지원한 병원은 인제대학병원, 상계백병원,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등이다.

질병예방과 건강증진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나.

먼저 질병예방사업은 자궁경부암과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등 여성에게 집중적으로 발병하는 여성암 예방사업을 위해 2012년 15억원과 2013년 14억원을 보건복지부와 삼성생명의 후원받아 전국 12~18세 사이 저소득층 여자 청소년 6천200명과 5천400명에게 각각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2014년에는 7억원을 후원받아 법무부 보호관찰대상 및 아동양육시설에 거주하는 전국 여자청소년 2천238명에게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또한 서울대 의과대학 이종욱 글로벌의학센터와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사무소에 위탁하여 동남아지역의 의료인 교육과 아동 심장수술 및 필리핀 일부지역의 만성질환 관리 시스템 개발사업도 진행했다.
그리고 2015년에도 6억원을 후원받아 질병에 대한 올바른예방 방법 및 건강정보를 지역주민에게 제공함으로써 불필요한 의료비용을 줄이고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7천330명을 대상으로 갑상선암, 위암, 자궁경부암 및 척추질환에대한 예방 관리에 대한 건강토크를 총 41회 실시했다.
한편 올해도 6억원의 후원을 받아 전국 30여개의 대학교에서 6천명을 대상으로 갑상선암·유방암·척추질환에 대한 건강토크를 진행중이며, 지난 3월 30일에 조선간호대학교에서1차 건강토크를 시작으로 4월에 백석예술대학교와 동양대학교, 대구보건대학교, 남서울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에서 진행됐다.

지정기탁사업에 대해 설명해 달라

지정기탁사업은 후원자가 특정 지역이나 단체, 개인에게 지원하도록 지정하고 후원하는 방식을 말한다. 2012~13년에 삼성봉사단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사업으로 후원한 이웃사랑 성금 중 10억원을 우리 재단에 지원해 전국 164개의료기관에 65세 이상의 저소득층 노인 6천980명에게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시행했다. 또 50개 노인병원에 노인의료물품을 3천여명에게 지원했다. 또한 한국희귀질환재단과 공동으로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와 고위험군 가족 866명을 대상으로 유전 상담서비스와 검사를 지원했다.
그리고 2012년에 강원복지재단이 후원한 1억3천500만원을 강원 폐광지역인 태백, 삼척, 영월, 정선에 거주하는 한부모가정, 다문화 가정 등 저소득 여자청소년 340명에게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시행했다.
또한 2014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우리재단에 지정기탁한 1억2천만원을 536곳의 지역아동센터와 그룹홈에 안전상비의약품을 지원했다. 그리고 20개의 그룹홈을 선정, 아동 및 청소년들의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건강 멘토-멘티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약제비 지원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2012년 셀트리온제약이 후원한 1억3천만원을 전국 16개 병의원과 업무협약을 맺은 후 저소득층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에게 약제비를 지원했다. 그리고 지난 2014년 동아ST의 저소득층 암환자 약제비지원사업을 위해 1억원을 후원했다. 만성골수성 백혈병, 위장관기질종양, 공수이형성증후군 등으로 처방 받은 최저생계비 300%이하 저소득층환자에게 연간 50만원 한도로 약제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2013년 한국MERCK의 다발성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추진된‘자애로운 환자지원공모전’을 위해 1억1천만원을 후원했고, 응모자 중 30명을 선정하여 1인당 12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했다. 지난3월말 기준 91명에게 지원했다.
이외에도 2014년에 우리 재단은 알보젠코리아와 비만연구의사회와 발대식을 갖고 4천만원을 후원했다.

현물지원사업에 대해 설명해 달라.

현물지원사업은 현금이 아니라 현물을 기증받아 필요한 저소득층 환자들에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먼저 CJ제일제당에서 2011년 1억7천만원 상당의 독감예방접종 백신을 후원 받아 1만6천여명에게 접종했다.
유한킴벌리는우리 재단이 출범한 2011년부터 지금까지 노인용 의료물품을 후원하고 있다. 현재 7천6백여만원 상당의 현물을 후원했다.
한국벡스팜제약은 2013년에 6천여만원 상당의 포탈락시럽을 후원했다. 또 보건복지부와 한국제약협회의 후원으로 한국얀센 외 7곳의 제약회사에 안전상비의약품을 기증했다.
병원들의 건강검진권 후원도 잇따랐다. 우선 H+양지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 의료원,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인하대학교 병원,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등에서 건강검진
권을 후원했다.
한편 살림출판사는 2011년에 암환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하여 130권의 도서를 기증했다. 이 책을 국립암센터에 전달했다.

주요 후원자는 누구인가

최신원 재단이사(SK네트웍스 회장)는 후원금은 물론 재단사무실과 홈페이지 비용 등을 후원하고 있다. 더불어 세바른병원의 신명주 대표원장 등이 각각 1억원 이상을 후원했고, 저 역시 재단이사장으로서 5천만원 이상을 후원했다. 이외에도 연세대학교 교수 박은철 재단이사(지원위원회 위원)와 이무헌 TGL 회장, 카톨릭대학교 명예교수인 남궁성은 재단이사, 최승근(개인), 마산의료원 윤희상 원장, 김정수 JS&F회장등이 각각 500만원 이상 후원한 분들이다.
이외에 유한킴벌리 최규복 대표이사 및 임직원을 비롯 무악로타리클럽회원, 연세대학교교직원, 대웅제약 이종욱 대표이사 부회장 및 임직원, OCI 이수영 대표이사 및 임직원, 두산 박용만 회장 및 임직원, 에보스의원 김용운 이사장 및 임직원, 경기고등학교 동문, 남서울대학교 학생일동, 보건복지부 공무원, 유한대학교 교직원, 카톨릭대학교 교직원, 순천향대학교 교직원 및 임직원, 마산의료원 임직원, 우티하 한승경피부과 임직원, 경동요양병원 임직원, 인구보건복지협회 임직원, 대한의사협회 임직원,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동문, 대한간호협회 임직원 등이 후원기업 및 단체들이다. 소수의 고액후원자도 중요하지만 우리 재단은 소액의 다수 후원자의 참여를 더 기대한다.

의료정책분야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1970년대 의료선교사인 존 시블리(Jhon R. Sibley)박사가 경남 거제군에서 지역사회 보건 시범사업에 파견근무를 하면서 질병예방사업과 가족계획 사업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예방의학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거제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와 세계보건기구 등과 협업을 통해강화와 용인지역의 사회보건사업도 펼쳤다.

예방의학 분야를 선택한 이유는.

백부가 유한양행 창업주인 故 유일한 박사다. 세상을 살면서 배워야 할 가치나 신념은 백부의 선행을 보면서 체득하게 된 것 같다. 언제나 욕심을 줄이고 근면 절약하라는 가르침이었다.
백부는‘의사가 돈을 먼저 생각하면 안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생명을 다루는 일에 돈이 우선시 돼선 안된다는 뜻이었다. 의학과를 마치자 마자 거제도로 내려가 자원종사를 한데는 백부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목표와 바람이 있다면.

불필요한 의료자원의 낭비는 줄이고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에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아직도 경제적 여유가 없어 제때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려운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많이 있다.
과잉검진으로 낭비되는 의료자원을 이런 어려운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사회라고 생각한다.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건강을 잃게 되면 질병의 고통은 물론 노동력 상실로 가정경제에 이중의 부담이 된다.
아픈 이웃의 건강한 사회복귀를 위해 국민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 백시일반(百匙一飯)하는 마음으로 기부에 동참해 주길 기대한다.
우리 재단의 후원금 모금 목표가 연 200억원이다. 이정도 규모가 돼야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아픈 이웃에게 다소나마 행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공익재단이 많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공익재단을 홍보수단이나 구색갖추기로 운영한 다면 사회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이다. 이제 과감하게 기업의
공익재단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기업에서 필요한 목적에 맞게 차별화되고 전문화된 기부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 지정기부제도를 이용한다면 기업의 목적에 맞은 공익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한국의료지원재단은 의료사각지대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금융권의 개인은 물론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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