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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월간금융계
  • 기획
  • 입력 2016.09.27 22:57

[월간 금융계] 9월호 기고문 - 송영길 의원

공유를 넘어 공영으로, 누구나집 프로젝트 - 정회원 전용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자세한 기사는 '월간 금융계' 9월호를 보시면 됩니다.]

Ⅰ. 까막까치도 집이 있다

“까막까치도 집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 집 없는 사람의 서러운 처지를 한탄하는 말이다. 실제 임대료 주거비 부담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수인 RIR은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임대가구의 주거비 증가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하락시킬 뿐만 아니라 가계의 소비여력 감소로 경제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임대가구 주거비 부담을 줄이는 정책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2014)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자가가구 비율은 55.6%에서 2014년 53.6%로 감소하였으며 임대가구 중 월세가구 비율은 2006년 17.4%에서 2014년 23.2%로 증가했다. 특히 2014년도에는 월세가구 비율이 전세가구 비율을 역전하여 월세의 일반화가 진행되고 있다. 주거비 부담을 나타내는 RIR(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부담률)은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며 일본의 RIR과 비교하여도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고 증가속도도 심각한 상황으로 임대가구 주거비 부담이 빠르게 심화되어 가고 있다.

심각한 문제는 저소득층의 주거비용이다. RIR은 2006년 18.7%에서 2014년 20.3%로 증가하였는데, 특히 저소득층의 RIR은 2006년 27.6%에서 2014년 29%로 증가한데다 수치가 절대적으로 높아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심각함을 경고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와 비교하자면 일본의 RIR은 민영임대주택의 경우 2006년 14.4%에서 2014년 14.6%로 거의 변동이 없으며 공공임대의 경우도 10% 전후로 부담률이 크게 높지 않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서 나타난 결과에 의하면 주택임대료 부담을 줄이는 정책의 핵심은 저소득층의 월세가구를 대상으로 한 월세부담 경감과 임대 주택공급의 확대정책이다. 그러나 단순히 주거비 증가를 억제한다고 해서 누적된 주거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을 자산 증식의 수단이 아니라 소비의 포탈, 함께 가치를 생산하고 나누는 삶의 보금자리로 만들어보자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나온 결과물이 ‘누구나집’이다. 누구나집은 공유경제와 맥을 같이 한다. 현재 자원과 비용을 절감하여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공유경제모델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로컬 푸드(local food), 킨포크(Kinfolk), 로커베스팅(Locavesting), 엄콰은행(Umpqua Bank) 등의 새로운 개념들이 생겨나고 있다. 물품과 서비스의 생산과 소비의 분열을 지역사회에서 통합시켜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키는 개념이다.

Ⅱ. 공유경제와 시너지 경제

공유경제(共有經濟, Sharing Economy)란 물건을 소유에서 공유의 개념으로 바꾸는 것으로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하여 사용하는 협업 소비를 기본으로 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가 만들어낸 새로운 경제적 개념이다. 대표적으로 에어비앤비(Airbnb), 우버(Uber) 등이 있다.

기존 임대가 임대사업자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여럿이 빌려가는 구조라면, 공유는 이보다 더 복잡하다.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사람과 바꿔 쓰는 교환(Swap)의 개념부터 공동 소유(Common Own)까지 다양하다. 사용되지 않는 재화나 자산은 물론 서비스, 재능까지를 모두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공유경제의 핵심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공유경제의 강점은 기존 소유경제에서는 거래에 참여할 수 없었던 주체들이 시장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 저렴한 거래 비용과 새로운 수익 창출로 시장의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것도 공유 경제의 특징이다. 개인 간의 직거래를 통해 유통마진을 제거하고, 필요한 시간만큼의 비용만 지불하는 거래구조로 비용을 줄여 수요시장의 수익을 제고할 수 있는 것이다. 유휴 자원의 공유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공급 시장의 수익도 높일 수 있으며, 자원의 낭비도 막을 수 있다. 공유경제는 또 IT 플랫폼 기반에서 거래가 형성되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거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구 반대편의 빈방을 확보 할 수 있고, 세계 각국의 인재가 가진 재능과 지식도 필요하면 거래할 수 있다. 공유경제에서는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인 것이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공유경제는 한계 역시 가지고 있다. 공유경제는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궤를 같이하며 성장해왔기 때문에 경기침체에 따른 청년층의 소득 감소와 그에 따른 구매력 감소에서 문제가 생긴다. 대표적인 공유경제 기업인 우버(Uber)와 에어비앤비(Airbnb)에서도 한계와 문제점이 보인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교통수단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우버는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 지출을 감행했다. 경쟁업체인 리프트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한 허위 차량 호출은 물론, 소속 운전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과도하게 깎고 운전자들에게 고급 차량 구매를 강요하면서 동시에 우버의 협력사들이 제공하는 서브프라임 대출을 받을 것을 제안하기까지 했다.

여행자에게 저렴한 숙박과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해 시작된 에어비앤비의 경우 그 시도는 좋았으나 탈세, 안전 미비, 전반적으로 게스트에게 불리한 규정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숙박예정일을 얼마 남기지 않고 호스트가 일방적으로 숙박을 취소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보증금 분쟁과 서비스 수수료 절대 환불불가 정책 등의 문제가 상존한다.

공유경제는 협력적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나 부가가치 창출 등을 통해 이러한 난국을 헤쳐갈 실마리를 제공했지만, 상술한 문제점과 한계에 직면해있다. 이에 더해 신용등급이라는 현대판 신분질서와 양극화 현상이 우리 국민의 삶의 질을 더 떨어트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시너지 경제와 누구나집 프로젝트다.

Ⅲ. 누구나집 프로젝트

우리나라 총 자산 1경 1천조 억 중에서 토지자산(52.8%)과 건설자산(35.6%)을 합치면 전체의 88.4%가 부동산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부동산 외 자산은 설비자산 648.7조(5.9%), 재고자산 321.6조(2.9%), 지식재산생산물273.2조(2.5%), 기타 32.8조(0.3%)로 나머지 자산을 합쳐도 전체의 11.6%에 불과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총 자산은 대부분 건물과 토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반해 전체 1,850만 가구 중 약 46%인 850만 가구가 전월세 가구로 살고 있다.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가계부채, 청년문제, 보육․교육 문제, 어르신 부양 문제 등 대한민국의 사회현안 중 거주문제에 주목하는 까닭이다.

도화 누구나집

「누구나집 프로젝트」는 초기 구매시 집값의 10%만을 현금으로 내고 본인의 신용등급이 좋지 않더라도 이에 상관없이 최대 90%까지 신용1등급의 최저 이자로 대출을 받아 1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는 제도이다. 누구나 일할 의지와 의사만 있으면 자기 집에서 살 수 있는 삶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 H10 프로그램 : 주거비용의 10%로 내 집 확보

둘째, 사회적 주택 / 금융지원 시스템 : 주거비용의 고민 없이 내 집 마련

셋째, 시너지 센터 : 고용창출 및 합리적 소비의 구축

H10프로그램과 사회적주택/금융지원 시스템은 집값의 10%만 있으면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집값의 10%만 현금으로 지불하고, 최대 90%까지 신용1등급의 저이자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10%의 가격으로 구매 후 10년간 주거비용 걱정 없이 거주하며 10년 후에는 초기 구매 가격으로 분양 전환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은행 등 제1금융권 신용대출이자가 낮지만 대다수 서민들은 2금융권이나 사금융 대부업체에서 최저 8% 심지어 25% 이상의 이자로 대출 받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경제적 신분차별사회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누구나집은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동일한 최고의 신용등급 대우 금리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다. 집값 중 50%는 국민주택기금을 이자율 2%~2.5%로 대출받고, 30%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으로 3.5%로 대출받으며, 10%는 시행사와 시 공사 및 시행업체가 투자하는 방식이다.

시너지 센터는 협력적 소비와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다. 주택을 주거공간과 저장공간으로 분리하여 쾌적한 주거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지하를 공용공간으로 사용하여 다양한 편의기능을 갖춘 시너지 센터로 사용하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특히, 각 가정의 자산의 세분화와 집적화를 통한 효율적 이용, 토지의 실질 용적률을 높여 주택 공급 가격을 낮추고 거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 가능하며 지하공간 활용을 통해 토지의 실질적 용적률을 높여 소상공인 및 영세상인들의 고민도 해결 역시 가능하다.

누구나집은 단순히 이상적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최초의 누구나집 프로젝트, 도화지구 4BL 누구나집이 2014년 5월 출범했다. 도화지구 4BL에 공급된 누구나집은 당초 계획했던 H10 프로그램이나 시너지 센터 등의 계획은 배제된 채, 시스템 일부만 접목시켰기 때문에 온전한 누구나 집으로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보다 12%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미분양 물량이 많았던 인천남구에서 8.6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도화 누구나집이 성공적으로 출범한 이후 박근혜 정부의 인천 도화 뉴스테이 1호가 2015년 9월 출범했다. 누구나집을 벤치마킹하여 박근혜 정부가 ‘중산층을 위한 뉴스테이 정책’으로 발표하였으며, 2015년 8월 민간 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제정ㆍ공포 되었다. 이 법에는 기업형 임대주택 보증상품개발,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제외, 각종 규제 철폐, 용적률 인센티브, 세금과 융자지원 등의 혜택이 포함되어 있다.

아직 많은 분들에게 누구나집의 개념이 쉽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핸드폰으로 이해하면 쉽다. 통신의 진화의 방향성과 주거환경의 진화 방향성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초창기 가정용 전화기, 1세대 통신은 단순 음성통신에 불과했다. 2세대 통신은 데이터 통신으로 소리에 영상을 더했고, 3세대 통신은 통신플랫폼으로 정보의 개방과 공유를 담았다. 이에 더해 최근에 등장한 4세대 통신 유통과 금융을 더해 사실상 핸드폰 하나로 통화와 인터넷 연결은 물론 교통 및 은행 업무 등 거의 실생활에 관련된 모든 사항을 해결할 수 있다.

주거 발전의 역사도 통신 발전과 비슷한 맥락이다. 1세대 주거가 단순주거였다면 2세대 주택은 아파트로 대변되는 공동주택이다. 소유에서 거주로 개념이 바뀌는 3세대 주택은 앞서 설명한 인천도화 누구나집과 뉴스테이 주거이다.

발전한 누구나집, 4세대 주택은 4세대 통신과 같은 주택 플랫폼의 개념이다. 주거기능에 삶을 연결하는 콘텐츠의 결합하여 단순 주거기능을 넘어 주거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 콘텐츠를 담아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신규 일자리를 마련한다. 생활 전 영역을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일종의 주택에 플랫폼 기능을 더한 것이다.

주택 플랫폼을 통하여 사람들의 삶과 생활권을 연결하여, 개인의 비효율적 생산/소비활동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하는 효율적 생산과 소비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청년부부, 반려동물 가족, 예술가 가정, 다둥이 가정 등 동질적인 주거자들을 모집하여 공동주택을 운영하게 되면 그들의 수요와 처지가 유사하기 때문에 다양한 맞춤형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Ⅳ. 거주를 넘어 공영하는 삶으로

수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전세아파트에 살고 있다. 850만 명의 전월세에 사는 분들, 매년 임대료 인상부담에 시달리는 임대주택 약 160만 가구 임차인들에게 주택가격의 10%를 투자하여 자기 집을 가질 수 있게 하는 희망을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 주택이 협력적 소비와 역할분담을 통해 가치를 증폭시켜 함께 나누는 새로운 소비와 생산의 포털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집을 소비의 포탈이며 창조적인 생산의 기지로 만들고, 거기에 우리의 자발적 참여를 더해 협력적 생산/소비 센터를 모든 집에서 이용할 수 있는 주택망으로 구성할 수 있다면, 또한 누구나 일할 의사와 의지만 있다면 자기 집에서 살 수 있는 주거 문화를 만들 수 있다. 혼자 꾸는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꿈을 꾸면 꿈은 현실이 될 것이다. 누구나집을 통한 자발적인 참여가 새로운 주거혁명을 만드는 물결로 확산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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