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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금융계] 10월호 '박근혜 대통령의 노동법개혁 무엇이 문제인가?''노동개혁 vs 노동악법의 대립'

[월간금융계 10월호 = 김재봉 기자] 9월 23일 금융노조 총파업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가 ‘성과급제’를 확대실시하기로 결정하면서 금융노조가 제일먼저 총파업을 결의하고 약 7만 5천여 명이 집결한 가운데 일명 ‘쉬운해고’로 불리는 박근혜 정부의 성과급제 도입에 반대했다.

이에 앞서 19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는 ‘박근혜 정부 노동개혁 무엇인 문제인가?’토론회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기획재정위원회), 이용득 의원(환경노동위원회), 강병원 의원(환경노동위원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공공부문노동조합 공대위 공동으로 개최됐다.

토론회 주발제문을 맡은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이반(離反)이 날이 갈수록 가속화된 이유는 첫 번째로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폐쇄성, 두 번째로 합리적인 보수정책의 파기로 진단했다. 노광표 소장은 친박으로 표현되는 집권세력들이 집권여당을 아우르지 못하고, 합리적 보수세력을 포괄하지 못함으로써 국민들의 상식과 괴리되는 역주행을 계속 하고 있으며,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로 상징되는 국민들의 여망이 담긴 대선공약을 버렸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에 나타난 노동과 경제 (자료출처 : 박근혜 대선후보 공약집 - 세상을 바꾸는 약속, 책임있는 변화-)

2012년 대선기간에 발표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공약집 첫 장의 목차는 “중산층 70%재건 포르젝트”로 중간 제목으로 ‘국민걱정 반으로 줄이기’, ‘일자리 늘지오’ 등이었다. 이 공약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의 가계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발표하며, “신용회복 신청과 승인 시 빚 50%감면(기초수급자의 경우 70% 감면)과 1천만원 한도 내에서 저금리 장기상환 대출로 전환”을 공약했고, 확실한 국가책임 보육에서는 “만 5세까지 국가 무상보육 및 무상유아교육”을 공약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교육비 걱정 덜기란 부분에서는 고등학교 무상교육과 사교육비 부담 완화, 그리고 대학등록금 부담 반으로 낮추기(셋째 자녀부터 대학등록금 100% 지원 등)을 공약했다. -2012년 대선 당시 한국사회에 대학등록금 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고, 대선후보들은 앞 다투어 대학등록금 인하 또는 반값등록금 공약을 내걸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암, 심혈관, 뇌혈관, 희귀난치성 4대 중증질환의 경우 건강보험이 100% 책임을 지겠다고 발표했다. ‘일자리 늘지오’ 공약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일자리 늘리기를 하겠다고 공약했고, 근로자의 일자리 지키기를 통해 60세로 정년을 연장하고, 해고 요건을 강화시키겠다고 분명히 공약했다. 특히 대기업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 방지를 위해 사회적인 대타협기구를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대선공약집 ‘약속6’에서 밝혔다. 이어지는 ‘약속7’에서는 노동자의 노동환경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부분도 명시했다. 장시간 노동 관행을 개혁하고, 공공부분부터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차별 회사에 대한 징벌적 금전보상제도 적용, 그리고 사회보험 국가지원 확대 등을 공약했다.

<월간금융계 편집 : 출처=박근혜 대선공약집>

‘약속9’는 그 유명한 경제민주화 부문이다. 경제민주화에서는 “모든 국민들이 100% 행복한 나라를 위한 첫 걸음입니다.”라며 한국사회에 경제민주화로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집 약속9 경제민주화에 나타난 요지는 다음과 같다. “성장의 과실이 일부 계층에 집중되면서 부문간 격차가 확대되고, 성장잠재력을 해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이런 상황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경제민주화를 통해 모든 경제주체들이 성장의 결실을 골고루 나누면서, 조화롭게 함께 커가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균등한 기회와 정당한 보상을 통해 대기업 중심의 경제의 틀을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동반 발전하는 행복한 경제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세 가지 원칙하에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겠습니다. 첫째, 경제적 약자에게 확실하게 도움을 드리는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겠습니다. 둘째, 국민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국민적 공감대가 미흡한 정책은 단계적으로 접근하겠습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극대화하겠습니다. 셋째, 대기업집단의 장점은 최대한 살리되, 잘못된 점은 반드시 바로 잡겠습니다.”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대기업이 급속히 골목상권으로 진입하면서 구조조정에 처한 소상공인이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으며, 대기업의 경제력 남용에 해당하는 과도한 업종다변화로 인해 중소기업 사업영역이 침해되는 사례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공정거래법, 유통산업발전법,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등을 개정하야 한다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특히 눈에 띄는 공약은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불법 및 사익편취행위 근절”이란 부분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기업집단의 총수일가의 사익추구를 위한 불법행위가 자주 발생하여 기업의 경쟁 질서를 훼손했다고 진단했으며, 총수일가의 불법행위에 대한 법집행이 국민의 법 감정과 형평성에 어긋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에 대해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형량을 강화하고, 대기업 지배주주.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며, 일감몰아주기 등 총수일가의 부당내부거래 금지규정을 더욱 강화하고 부당 내부거래로 인한 부당이익은 환수한다고 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임기가 1년 반 정도 남은 시점에서 대통령의 공약을 비웃기라도 하듯 대우조선해양의 문제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와 일감몰아주기의 전형적인 사태인 한진해운 최은영 전 회장의 사건이 발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과감한 노동 및 경제공약 파기행동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은 그 출처가 새누리당이란 것을 감안하고 살펴본다면 매우 파격적이고 사회적인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즉 반값등록금이 사회적 이슈를 선점한 부수적인 문제점이었다면 대기업위주의 재벌을 개혁하고 노동자와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을 살리는 경제민주화는 당시 야당 후보인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대선후부와 진심정치를 하겠다며 창당을 준비하던 안철수 대선후보의 공약과 비교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는 뛰어난 공약이었다. 또한 경제민주화 정책 뒤에는 일평생을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2016년 기준)이 버티고 있었다.

경제민주화와 반값등록금, 노동문제를 현실적인 측면에서 언급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과 거리를 장식한 대선공약 현수막에 비해 문재인 대선후보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새 대통령”이란 구호로 거의 통일해 전국에 현수막을 게시했다. -지역에서 노년층들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새 대통령’이란 현수막을 보고 “첫 여성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반응을 많이 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정상적으로 시행됐다면 월급여 130만원 미만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를 정부재정에서 지원하고, 특수고용직 노동자에 맞는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을 설계하여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 또한 노동자의 최저임금인상률은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소득분배조정분을 더하여 최저임금인상률을 정하는 방안을 정책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화와 상생의 노사관계’를 정책비전으로 제시한 박근혜 대통령은 노사관계에서 힘이나 투쟁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교섭문화를 정착시켜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13년 2월 21일 대통령인수위원회는 41일간의 인수위원회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5년 국정비전과 국정목표를 담은 140개의 국정과제를 발표했지만, 대선에서 첫 번째 국정목표로 제시됐던 경제민주화는 222페이지에 달하는 발표집에서 완전히 제거됐다. 심지어 경제민주화를 주창한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토사구팽 당했다.

<월간금융계 편집 : 출처=박근혜 대선공약집>

2015년 하반기는 노동개혁법이 최대 이슈

2015년 하반기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으로 어수선했다. 교과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T/F를 구성하고 비밀리에 운영하다 언론과 시민들에게 발각되기도 했다. 또 하나의 최대 이슈는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했던 노동법개혁이다. 정부와 노동계는 4대 노동입법을 둘러싸고 끊임없는 충돌을 지속했다.

정부는 9.15노사정합의를 근거로 한 5대 노동 입법안을 2015년 9월 16일 발표한다. 박근혜 정부의 5대 노동 입법안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 등이다. 새누리당이 노동관계법을 국회에 제출하자 가장 크게 반발한 것은 노사정 합의의 당사자인 한국노총이었다. 한국노총은 9월 17일 ‘정부여당의 5대 입법안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다.’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서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보호를 위해 상시.지속적 업무에 대해 가급적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비정규직 남용을 억제하며, 중장기적으로 비자발적 비정규직 규모가 감축 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는데, 합의한지 이틀도 되지 않았다.”며 정부와 여당의 행동에 강력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9.15합의에 대해 무효를 선언하고 입법저지투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9.15노사정 합의는 양대노총 중 하나인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았고, 보수성향이 강한 한국노총마저 정부여당의 노동 5법에 대해 전면반대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해 노사정 합의는 사실상 그 효력을 상실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국회 내에서 노동 5법의 빠른 입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여론몰이를 통해 노동5법이 국회에서 빨리 통과되지 않아 서민들의 경제사정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왜곡했다. 결국 2015년 노동5법 국회통과는 무산됐다. 그러자 박근혜 대통령은 2016년 1월 13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노동 5법 중 기간제법은 중장기적으로 돌리고 파견법을 비롯한 4대 법안이라도 국회에서 통과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대통령의 담화문에 대한 노동계의 반응은 싸늘했다. 기간제법을 폐기하고 다른 노동 4법을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결국 2016년 1월 19일 한국노총은 공식적으로 노사정 합의를 폐기했다.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정부 스스로 역사적인 대타협이라고 자랑했던, 그리고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말했던 9.15노사정 합의가 정부여당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히고 휴지조각이 되었고, 완전 파기되어 무효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한국노총은 이제 더 이상 합의내용이 지켜지지 않는 노사정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발표하며 정부여당의 노동정책에 대해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김동만 위원장은 또 “노사정 합의가 정부여당에 의해 갈기갈기 찢어져 파기되었습니다만, 한국노총은 앞으로 ▲비정규직 감축과 차별철폐, 국민의 생명안전, 상시 지속업무 정규직 직접고용 의무화 ▲실노동시간 단축과 양질의 청년일자리 창출 ▲노동기본권 및 사회안전망 강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경제민주화실현 등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불평등한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쉬지 않고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했다.

<월간금융계 편집 : 출처=박근혜 대선공약집>

금융노조 총파업 불러온 성과급제

박근혜 정부의 공공부문 개혁을 위한 정책 추진 의지는 집요하다. 2013년 공공기관의 방만경영 해소, 2014~2015년 공무원연금개혁, 2015년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강제 도입, 2016년 1월 28일 공공기관 기존 간부직(1~2급)에서 비간부직인 4급까지 확대해 전직원 대비 70%에 적용하는 성과연봉제 전면 확대 방침을 발표했고, 권고안 발표 약 4개월 만에 120개 공공기관 모두에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한다고 했다. 하지만 공공부문의 성과형 연봉제 도입은 임금체계 개편에 그치지 않고 저(低)성과자 퇴출로 연계된다는 점이 공공부문노사관계의 화약고가 됐다. 즉 ‘성과연봉제=저성과자 퇴출’이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월간금융계 편집 : 출처=박근혜 대선공약집>

성과연봉제에서 기본연봉의 조정방식은 전년도 기본연봉에 총인건비 인상률을 감안한 개인별 기본연봉 인상률을 반영하여 당해 연도 기본연봉을 산정하는데, 개인별 기본연봉 인상률은 근무실적, 업무수행능력, 태도, 등을 객관적.합리적으로 평가하여 결정하며, 한번 인상된 기본 연봉은 다음 년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도록‘누적방식’으로 운영한다. 또한 기본연봉 인상률 차등은 상하위 동급자간 기본연봉 인상률의 차등 폭을 평균 3%(±1.5%) 이상이 되도록 운영하는데, 이때 차등 폭(3%)은 직급별(차하위 직급 제외) 기본연봉 인상률 차등 폭을 단순 평균하여 산정하도록 했으며, 직급별 차등 폭은 기관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나, 특정 직급의 기본연봉 인상률 차등 폭이 최소 1%(±0.5%) 이상 되록 했다.

성과연봉제가 가져올 위험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한국사회가 오랜 기간 호봉제에 의한 급여제를 유지했기 때문에 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 성과연봉제가 노동자들에 불안 요소 중 하나로 감지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공무원세계나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안정적인 직장환경과 세월만 흐르면 급여가 인상되는 호봉제에 바탕을 둔 급여제로 일명 ‘철밥통’이란 비난을 받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성과연봉제는 첫째, 개인별 임금 차등에 따른 노동통제의 강화가 예상되며, 둘째,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및 존재 의의를 부정하게 되며, 셋째, 연봉제는 다수 노동자들의 임금 삭감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란 예상, 넷째, 인력감축의 보조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란 염려, 다섯째, 평가의 일방성 및 공정성의 문제 제기, 여섯째, 공공서비스의 질(quality) 저하이다.

지난 9월 23일 금융노조 파업 <사진 금융노조>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늘지오’ 공약만 지켜라!

제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이 발표한 경제와 노동관련 정책은 훌륭하다. 다만 그 공약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안이나 예산 등이 명확히 명시되지 않았을 뿐, 큰 제목과 중간 제목으로 등장한 박근혜 대통령의 노동과 경제, 그리고 서민을 바라보는 관점은 틀리지 않았다. 지난 4.13총선에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 너무 훌륭해 자신은 별도의 공약책을 만들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자신이 지켜주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상적인 노동개혁을 위해서는 사회적 대화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대선공약에 나왔던 정책을 기본 골격으로 ‘근로시간 단축, 정리해고 요건 강화, 상시.지속적 업무의 정규직 고용, 비정규직 사회보험 적용확대,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 등이다.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는 월급 200만원도 못 미치는 임금근로자가 전체의 48.3%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고용의 질적 수준 추정 및 생산성 파급효과 분석에 따르면 2013년 한국 고용의 질 지수는 38.8점으로 OECD 27개 국가 평균 55.8점에 많이 못 미친다. 고용안정지수는 100점 만점 기준에 19.7점을 받았으며, OECD국가 평균 49.8점과도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 더욱이 한국의 근로시간 32.5점, 산업안전 32.5점, 임금 53.5점 등 모두 OECD국가 평균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군사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정권에 대한 정당성 결여를 경제발전으로 대체하려고 했다. 국가 주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그렇게 탄생했다. 단기간 내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기 위해 주요 몇 개 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펼쳐 오늘날의 문제 많은 대기업과 재벌을 탄생시켰다. 노동개혁은 경제구조 개혁과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맥락은 박정희의 경제개발 5개년에서 출발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개발연대의 경제전략은 기업성장을 우선하는 전략이었고, 필연적으로 노동의 희생을 강요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저임금-저부가가치의 저진로전략(low-road strategy) 이었다. 21세기 대한민국은 고임금과 고품질을 목표로 한 고진로전략(high-road strategy)으로의 이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동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또한 경제생태계의 분수효과(fountain effect)와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를 결합해야 한다고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말한다. 노광표 소장은 최저임금 인상 등 저임금노동자의 실질임금 증가 정책이 분수효과의 핵심 정책이라면 대기업이 만든 경제성과를 대.중소기업이 상생을 통해 국민경제 전체로 확산시키는 것이 낙수효과라고 말했다.

참여연대의 안진걸 사무처장도 “한국은 지금 재벌공화국이 아니라, 재벌 지배국가로 변질되었다.”고 비판하며 정부의 재벌위주 경제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진걸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부가 대기업프렌들리 정책을 폈다면, 박근혜 정부는 ‘오로지 재벌의, 재벌을 위한, 재벌에 의한’ 정권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운동 기간에는 경제민주화와 복지정책을 들고 나오더니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경제민주화는 폐기시켜버리고, 복지 확대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복지는 포퓰리즘이라고 폄훼와 비난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된 성과연봉제를 “사회공공성을 파괴하고 공공부문의 고용 안정마저도 파괴하는 성과퇴출제”라고 비난했다.

안진걸 사무처장은 박근혜 정부가 용도 폐기한 경제민주화를 다시 들고 나와 민생의 힘으로 중소기업, 중소상공인,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 청년, 시민.소비자 등 경제적 약자가 살맛나고, 일할 맛나고, 먹고 살 걱정 없는 서민생활경제를 통해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시대 국가 주도 경제개발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대기업, 파산위기로 몰리면 국민의 세금으로 정책자금을 지원해 다시 살려준 대기업이 이제는 국민의 삶을 책임질 시간이다. 대기업은 우선적으로 그룹내 순환출자를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강력히 막아야 한다. 대기업의 순환출자는 회사가 재벌금융사가 되고, 총수일가의 사금고화 되는 길을 열어 놓고 있다.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의 경우 80개 롯데 계열사 지분 가운데 겨우 0.05%를 갖고 있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신씨 일가 지분을 모두 합해도 2.4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지분으로 신씨 일가는 롯데그룹을 사유재산처럼 활용하고 있고, 경영진을 가신처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 뒤에 그룹 내 순환출자가 있다.

30대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사내유보금은 710조원이 넘는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 시금 1만원 실현에 120조원이 소요되고, 300인 이상 기업 간접고용 노동자 87만명 정규직화에 필요한 비용은 10조4천400억 원이 필요하다. 또한 45만 명의 청년실업자를 해결하는데 16조원이면 되고, 공공병원 기반 확충에 9조5천억 원이면 된다. 30대 대기업이 사내유보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710조원을 그룹 내에서 순환출자를 하여 총수일가의 물고 물리는 지분 소유로 이상한 기업구조를 형성하지 않고, 다른 경제 주체에게 순환된다면 위에 언급한 가장 시급한 민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김재봉 기자  kimjaib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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