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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충구 기자
  • 칼럼
  • 입력 2018.01.02 21:33

시론 12월의 시

12월의 시                           


마지막 잎새 같은 달력
다시 시작 했으면 좋겠네

일년 동안 쌓인 고통은
하얀 눈 속에 묻어두고
사랑해서 슬픈 그림자는
빛으로 지워버리고

모두 다 끝이라 할 때
후회하고 포기 하기보다는
희망이란 단어로
다시 일어 났으면 좋겠네

그대 사랑 했으면 좋겠네
그대 행복했으면 좋겠네.    (김 사랑)        

 

지난 달 28일 신화 통신은 중국과 홍콩간에 4천억 위안 규모의 통화 맞교환계약(currency swap Agreement)을 3년 연장됐다고 전했다. 중국과 홍콩간에 역내 금융안정을 유지하고 무역과 투자를 지원하며 위안화의 역외시장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인민은행의 부연 설명이 뒤를 이었다. 홍콩 중국 한 나라이니 집안 일이니 뉴스거리도 아니다. 그럼에도 굳이 만기 당일에 연장되었다고 공표했다.

중국과 한국간의 통화교환계약은 이보다 한 달 전인 10월10일이 만기였다. 그러나 만기에서 사흘이나 지난 13일에야 연장사실이 슬며시 알려졌다. 중국이 만기일 전에 연장에 동의하면서 발표를 하지 말라고 한 것이 이유란다. 중국과의 스와프 금액은 560억 달러다. 한국이 외국과 체결된 스와프 총액1220억불의 46%에 달한다. 미국과의 300억불 스와프계약은 2009년에 종결되었다. 2015년 일본과의 약정도 끝난 상태다. 중국과의 연장이 필요하지만 나라간의 협정에서 그들이 일방 끌고 간 모양새다. 사드보복의 해제라고 중국이 내놓은 단체관광금지 해제는 가관이다. 베이징이나 산동성에만 국한한다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어느 호텔에는 투숙할 수 없고 그 계열 면세점은 출입금지라는 치졸한 단서까지를 달았다.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을 보며 지난 주말 남한산성에 올랐다. 일부러 그 곳을 찾은 것은 아니다. 팔당호반에 가는 도중이었다. 시간을 줄이자고 택한 길이다. 도로는 비좁고 심하게 굽은 S자 비탈길로 이어졌다. 1636년 병자년 호란(胡亂)의 겨울에는 아마도 길이라고는 없는 가시넝쿨 천지의 산성(山城)이었을 게다. 임금은 그 곳에서 고작 두 달을 버티다 삼전도(三田渡)에 가면서도 정축하성((丁丑下城)이라 했다. 정축년 새해이니 성에서 내려가는 것이라고 우기며 자위했다. 삼배 고두례(三拜叩頭禮) 행(行)인데도.

만약, 중국과의 관계회복을 위한다는 이름만의 3불(不) 이라면 이 시대에 고두례를 보는 고통이다. 마지막 잎새 같은 섣달이다. 일년 동안 쌓인 고통은 하얀 눈 속에 묻어두고 후회하고 포기하기 보다는 다시 일어났으면 좋겠다. 새해엔 이웃이 우릴 길들이려(Doghouse Approach) 한다는 소리(The Economist誌)가 다시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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