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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Fn21
  • 기획
  • 입력 2010.04.01 16:14

메가뱅크 출현 가시화

우리은행 민영화 가속화로 M&A 경쟁 본격화
KB·하나은행 M&A 행보 관심 집중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방식으로 다른 금융회사와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월 18일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국회에서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한국형 메가뱅크의 출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우리금융지주가 은행권 M&A 대전(大戰)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은행들은 메가뱅크의 중심 축이 되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 된다.

정부가 메가뱅크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은행들이국내 금융시장에서 경쟁하기 보다는 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금융권의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기업부문에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LG전자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나왔으나 은행들은 세계 10위권의 국가 경제규모에 상응하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인식에서 은행 대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현재 국내 은행 중 세계 100위권 은행은 3개에 불과하고, 국내 1위인 국민은행도 74위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외국 대형금융기관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내 대형은행간 합병을 통해 메카뱅크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여타 글로벌 금융사에 비해 국내 은행과 증권사들의 규모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 금융기관들의 대형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부와 금융연구기관은 그동안 글로벌지향 대형은행 1~2개, 국내시장 중심의 중형은행 3~4개 및 다수의 지역은행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대 은행의 자산이 200조원정도 되는데 이것은 글로벌 플레이어에 비해 작아 기존 은행들간의 합병을 통해 400조원 수준의 메가뱅크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국내 은행들의 자산 중 95%가 국내에 있어 리스크관리차원에서 국가별 자산을 다각화해야 하므로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부의 M&A를 통한 메가뱅크 탄생이 국제금융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보다는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독과점과 출혈경쟁을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 등 금융선진국들이 대형화보다는 건전성을 강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메가뱅크를 추진하는 것보다 내부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각국의 금융당국이‘대마불사’의 함정에 빠진

대형은행을 쪼개기 위해 여러 규제 방안을 추진하는 것과는 반대로 메가뱅크 설립을 주도 하고 있는 정부의 방침에 우려의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600조원대 세계50위권 초대형 금융회사 탄생
하나+우리금융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
KB+우리금융합병이 시너지효과 커

올해 은행권 M&A의 주역은 우리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이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민영화를 계기로 한국형 메기뱅크의 탄생은 물론 국내 금융시장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초대형 이벤트다.

정부는 상반기에 우리금융 민영화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 재편을 도모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실제 우리금융지주는 경남·광주은행 등 은행 자회사는 물론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 생명, 우리파이낸셜 등 금융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총 11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M&A 대상으로 국내 은행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발을 뺀 신한금융지주를 제외할 경우 KB금융 및 하나금융지주를 가장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

KB와 하나금융 중 한 곳이 총자산 328조원의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할 경우 국내에서 압도적인 리딩뱅크로 도약하는 계기는 물론 세계 50위권의 초대형 금융회사로 탄생하게 된다.

또 지난해 국책은행에서 민간은행으로 탈바꿈 한 산업은행의 움직임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하나 통합시 총자산 373조7000억원

현재 금융권에서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합병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다른 계열사는 떼어놓고 우리은행만 인수할 것이라는 설, SK텔레콤 등 산업자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설 등 시나리오는 다양하다.

하나금융이 은행권 빅3 경쟁에서 탈락한데 이어 기업은행에게마저 4위권을 빼앗기는 등 중위권 은행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장기적인 생존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M&A를 통한 사세 확장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특히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현재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M&A 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우리은행 인수가 가장 유력하다는 시나리오는 정치적 시각이 개입돼 있다.

하나은행 김승유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으로 동기이며, 이명박 대통령이 설립한 청계재단 이사진 중 한명이다. 또 정부 정책금융 성격이 짙은 소액대출 재단인 미소금융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점이 인수경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장점인 동시에‘특혜 논란’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민약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합병할 경우 총자산 373조7000억원으로 국민은행(267조1000억원)보다 100조원 이상 차이가 나 단숨에 리딩뱅크로 올라서게 된다.

우리+KB 합병시 세계 50위권으로 도약

한편 최근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KB금융과의 합병이 더 효과적이라는 시나리오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우리은행이 기업금융에 강하고 KB가 소매금융에 특화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고 합병시 점포통폐합할 때 비용절감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합쳐질 경우 총자산 4958000억원의 세계 50위이내, 아시아 10위 이내의 글로벌 메가뱅크로 탄생하게 된다.

현재 금융권에는 KB가 우리지주보다 외환은행 인수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공식선언한 만큼 가능성은 매우 크다. KB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총자산 367조5000억원으로 373조7000억원인 하나+우리에 비해 결코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리테일에 강한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양호한 자산 건전성, 수익성과 해외네트워크 등 다양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어 합쳐질 경우 글로벌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는 선도은행으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가뱅크 앞세운 글로벌화는 위험 반대
역랑 부족한데 덩치만 키운 해외진출은 리스크 더 커져
내부역량 강화통한 강한 은행 만드는 게 바람직해

정부가 금융선진화를 위한 방안으로 메가뱅크를 만들어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반론도 크다.

지난 2월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금융 선진화를 위한 비전 및 정책과제’심포지엄에서는 은행의 대형화와 글로벌화가 과연 옳은 방향인가 하는 점이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올랐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은행 간 M&A를 통해 국내 은행산업은 글로벌 사업을 지향하는 1, 2개의 초대형 은행과 국내 특히 해외영업과 외환부문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2, 3개의 중형은행, 그리고 다수의 지역은행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인호 서울대학교 교수는“내부 역량이 갖춰지지 못한 현 상황에서 인위적인 인수합병(M&A)으로 거대 금융기관이 나오면 대마불사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식 한양대학교 교수 역시“은행을 무조건 합친다고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며“국내은행이 지금 규모라고 해서 못할 일이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국내은행을 다 합병해도 세계 10위안에 들지못한다”며 중견은행이지만 강한 은행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은행 대형화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봐야 한다면서 역량을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규모가 키워서 해외로 나간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은행 글로벌화와 관련해 박경서 고려대학교 교수는“삼성전자는 똑같은 휴대폰을 전 세계에 팔 수 있지만 은행의 해외진출은 다르다”며“조급한 마음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하다 보면 리스크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마저 은행 글로벌화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홍영만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은“은행 수익원 다변화 차원에서 해외진출을 하자고 하는데 그렇다면 해외로 나가면 모두 수익이 나는 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세계적으로 자본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의 영업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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