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술의 발달과 삶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가 앞으로 살아야 할 기대수명은 이제 100세를 앞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은퇴시기가 빨라져 흔히들 제2의 삶이라고 하는 은퇴 후의 삶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수입이 있을 때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남은 삶이 힘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노령인구에 대한 문제가 정부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에서도 은퇴 후의 삶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를 하고 있지만 여유자금이 없다면 별 뽀쪽한 수를 찾기 힘들다.

특히 지금 퇴직을 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노후준비는 거의 낙제수준이라는 통계다. 고생스럽게 일만 하다가 저축할 시기를 놓쳐 막상 은퇴 후의 삶을 생각하면 앞이 깜깜하다.

이에 금융기관에서는 앞 다퉈 은퇴연구소를 개소하여 고객들의 삶의 질 높이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그동안에는 거액자산가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서 이제는 일반 고객들의 노후에 대한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은행, 증권, 보험사 등의 은퇴연구소의 운영현황과 연구과제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100살까지 산다는 것이 더 이상 꿈이 아닌 우리들의 현실이 된다고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주장한다. 요즘 ‘평균수명 80세’라는 말은 흔히 들을 수 있는데 사실 정확히 말하면 평균수명은 올 해 태어난 아이가 평균적으로 80세의 기대여명을 가진다는 의미로써 여기에는 갑작스런 사고사나 질병 등으로 인한 조기사망까지 모두 포함된 수치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람들의 수명으로 보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결과이다. 오히려 100세시대를 좀 더 잘 설명하기 위해서는 한 해 가장 많이 사망하는 나이인 최빈사망연령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는 것이다.

100세시대란 이 최빈사망연령이 90세가 되는 시점을 말하는데, 90세를 넘어서 사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면 100세까지 살 수 있다는 생각을 보편적으로 가질 수 있기 때문에 100세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2010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최빈사망연령은 최근 10년간 4세가 늘어났다. 이 추이대로라면 2020년이 되면 우리나라의 최빈사망연령이 90세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어 본격적인 장수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주변에 연로하여 돌아가신 분들의 연세를 한 번 생각해보면 이는 결코 무리가 아닌 예측이라고 동감할 수 있을 것 이다.

이에 최근 은퇴시장을 선점하기위한 금융사간 경쟁이 활발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은행을 비롯하여 보험, 증권사에서 은퇴연구소에 설립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핵심인력 배치 및 인력 확보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2005년 도에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2010년 삼성증권의 은퇴설계연구소, 그리고 2011년 우리투자증권의 100세시대연구소, 대우증권의 미래설계연구소, 삼성생명의 은퇴연구소 등 올해에는 신한은행, NH농협지주, 대한생명, KB금융그룹,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연구소설립 등으로 인한 전문인력 확보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연구소별로 노후설계 전문가 및 연구진들은 대다수가 석·박사 학위의 학력소지자로 구성되어 있다. 은행권에 비해 증권사 및 보험사가 한발 앞서 출발하여 우리투자증권이나 삼성증권 등은 많은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좋은 상품 개발로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은 퇴직연금에 대한 상품개발에만 포커스를 맞춰 운영하던 금융기관들이 이제는 구체적인 노령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노후에 대한 은퇴상담 서비스까지 토탈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KB금융지주는 올 8월에 은퇴연구소를 신설하기로 하고 준비하고 있다. ‘新 은퇴설계시스템’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KB금융지주는 KB경영연구소 산하에 KB은퇴설계연구센터를 설립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의 ‘新 은퇴설계시스템’은 고객이 간단한 설문지를 통해 기본정보와 가족정보, 준비자산, 은퇴 후 희망 생활비 등을 입력하면 은퇴준비를 위한 부족자금과 재무상황을 진단하고 개인별 맞춤 상품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으로 8월말까지 영업점, 인터넷, 모바일을 통해 구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전국 1,200여개의 점포에 한명씩 전담 직원을 배치하여 언제라도 상담이 가능하도록 하여 고객들의 은퇴준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한다.

NH농협지주도 NH농협은퇴연구소를 설립하여 퇴직연금을 중점사업으로 삼고 있다. 퇴직연금부 산하에 NH은퇴연구소를 신설한 NH농협지주는 김재용 은퇴연구소장을 내정하여 은퇴설계 연구를 총괄하고 농협경제연구소와도 협업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은 금융권들이 VIP고객들을 대상으로 은퇴관리프로그램을 운영하던 것을 이제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 되고 있어 은퇴관리 프로그램을 일반고객들에게로 까지 확대하고 있어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그 방법들도 매우 다양하다.

최근 우리투자증권은 은퇴를 준비한 자금이 75세면 바닥난다며 ‘100세시대 준비지수’를 개발하여 발표하였다. 이번에 발표한 지수는 우리투자증권과 서울대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연구책임 최현자교수)와 공동으로 연구 개발했다고 한다.

이번 조사는 은퇴하지 않은 국내 가구주 6,5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조사대상의 평균연령은 약 44세로, 이들의 평균기대수명은 82세, 희망은퇴소비금액은 월 245만원이었다. 그러나 기대수명까지 준비된 월 평균 은퇴 후 소득은 155만원 수준으로 지출 대비 63.2% 밖에 준비가 안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욱이 이들이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시에는, 은퇴 후 노후자금 준비수준은 48.5% 수준으로 더 떨어지고, 은퇴 후 월 평균 소득도 119만원으로 떨어지게 된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은퇴준비 달성수준을 나타내는 100세시대 준비지수 이외에도 ‘경제수명’이란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경제수명’은 은퇴준비자산을 가지고 희망 은퇴소비금액을 사용했을 때 준비자산이 모두 소진되는 기간을 뜻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평균 경제수명은 75.5세로 나타났으며, 이는 75.5세 이후 아무런 자금 없이 생활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 자산관리본부장 나헌남 상무는 “이번 연구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다수 가구의 은퇴 후 노년이 허술하게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추가적인 소득에 대한 준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다수의 가구가 75세 이후 10년 이상을 아무런 대책 없이 생활해야 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될 전망이다.”며, “은퇴준비를 시작할 때 현재의 준비현황을 정확히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이번 100세시대 준비지수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