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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받는 제2금융권 비정규직, 70%는 고용불안, 80%는 임금불만, 30%는 인격모독 경험노동시간 과도하지만 보상 없어.. 특별연장근로 확대시 피해 우려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의 김현정 위원장이 비정규직 격차 해소를 위한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2.12.

[파이낸스경제신문 = 김수현 기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설립한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비정규직 격차 해소를 위한 사업을 면밀히 진행하기 위해 올해 초 제2금융권 실태조사를 기획했다. 이에 사무금융노조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으로 사무금융권 전반에 걸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실태조사 결과발표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의원 주최로 12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이 연구는 제2금융권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노조간부 양축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각각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와 심층면접조사를 실시해 집합적인 인식과 개별적인 인식, 구체적 맥락 등을 살펴보고자 했다.
  
조사 기간은 7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약 4개월이었고, 온라인 설문조사의 경우 최종 응답자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총 340명이 응했고 최종 문항까지 완료한 응답자는 285명이다. 노조 간부는 87명이 최종 문항까지 완료했다(설문에 응한 노조간부 92명). 심층면접은 개별 또는 집단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사무금융노조 소속 제2금융권의 비정규직 현황을 살펴보면 정규직은 37.49%였고, 기간제 계약직 5.34%, 특수고용 40.18%, 파견, 용역 및 도급 11.94%, 자회사 2.71%, 무기계약 2.35% 등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여수신 업종 종사자 중 정규직은 43.89%였고 37.14%가 파견, 용역 및 도급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이었다. 자회사 소속 6.10%까지 포함할 경우 간접고용 비율이 43.24%로 정규직 비율과 비슷하다. 이번에 조사된 제2금융권 간접고용(파견, 용역 및 도급 11.94% + 자회사 2.71%) 비율 14.65%에 견줘 유독 높다.
  
생명보험 업종은 특수고용 비정규직이 73.83%로 가장 높고, 정규직은 19.26%였고, 파견, 용역, 도급된 간접고용은 5.77%, 자회사 1.13%였다. 손해보험 업종은 특수고용 49.65%, 파견, 용역, 도급된 간접고용 17.26%, 자회사 6.88% 등으로 나타나 73.79%에 달하는 노동자가 원청과 직접적인 고용관계를 맺지 않고 있었다. 정규직은 21.85%였다. 
  
증권 업종의 정규직은 54.30%로 타 업종에 견줘 높았다. 무기계약직 2.67%, 기간제 계약직 16.49%로 직접 고용 인원이 전체의 73.46%로 나타났다. 그 외 특수고용 20.61%, 파견 용역 도급의 간접고용 5.93%, 무기계약직 2.67% 등이었다. 공공금융에서는 정규직이 72.66%로 타 업종에 견줘 높았다. 공공금융업종의 비정규직은 파견 용역 도급된 간접고용이 13.39%, 무기계약직 6.72%, 기간제 계약직 4.74% 등으로 나타났다. 

제2금융권 실태조사를 보면, ‘평소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는 문항에 대해 전체 응답자 열 명 중 일곱 명에 달하는 69.8%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그렇다’(‘매우 그렇다’ 35.4% + ‘다소 그런 편이다’ 34.4%)고 응답했다. 반면 ‘그렇지 않다(‘별로 그렇지 않다’ 22.8% + ‘전혀 그렇지 않다’ 7.4%)’는 응답은 30.2%에 그쳤다.
  
면접조사를 통해서도 소속과 고용형태를 불문하고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들의 실태가 확인됐다. 공공금융기관에서 장애인 사무보조로 고용된 30대 여성 비정규1은 3개월 단위로 고용 계약을 갱신하고 있었다. 그는 배치된 부서의 비품 정리 및 구입, 휴게실 정리, 우편물 수거 등 업무를 담당하며 세전 195만원을 급여로 받고 있었다.


캐피털사에서 기간제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30대 남성 비정규18은 파견직으로 처음 입사해 1년 뒤 직접고용 기간제 계약직으로 전환됐다. 2020년 1월에 총 2년간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비정규18은 정규직 전환을 염원하면서도 그럴 가능성이 낮은 현실에 좌절했다. 특히 일정한 기준에 의해 정규직 전환 여부가 결정되는 게 아니라 해마다 회사 쪽의 일방적 통보에 따라 결정되는 현실을 암담해했다. 

업종에 관계없이 급여 수준에 대한 불만이 높았는데 특히 손해/생명보험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만족 응답이 82.2%(만족 응답 17.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고용형태별로는 무기계약직(88.5%)에서, 회사 유형별로는 본사 소속(76.8%)과 파견 및 용역업체(76.3%) 소속들 가운데 불만족 응답이 높았다. 업무 성격별로는 콜센터 집단에서 업무에 비해 급여가 적정하지 않다(83.3%)는 응답이 눈에 띄게 높았는데, 이를 고용형태별로 구분해보면 콜센터 직원들 가운데서도 무기계약직(콜센터X무기계약직, 89.7%)들의 급여 수준에 대한 불만족도가 높았다.
  
면접조사를 통해 만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본급이 최저임금으로 맞춰져 있거나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고 밝혔다. 면접조사에 응한 비정규직 노동자 24명은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에 실적에 의해 차등 지급되는 수당을 더해 월 급여를 받고 있었는데, 이 가운데 15명은 기본급이 월 최저임금인 175만원이거나 이보다 적었다. 

또한 낮은 급여 수준에 맞지 않는 과도한 업무량은 심층면접 대상자들의 공통된 불만사항이었다. 기본급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정해, 비정규직들은 수당 5만~10만원이라도 더 받기 위해 업무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보험회사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30대 여성 비정규4는 일정부분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 매번 추가근무를 해야 하는 현실을 토로했다.

‘임금/수수료 인상률이 적정하다’는 문항에 대해 81.4%의 응답자들이 ‘그렇지 않다(‘별로 그렇지 않다’ 40.7% + ‘전혀 그렇지 않다’ 40.7%)’고 응답했다. 이에 반해 ‘그렇다’는 응답은 18.6%(‘매우 그렇다’ 3.9% + ‘다소 그런 편이다’ 14.7%)에 불과했다. 눈에 띄는 점은, 앞선 문항인 임금 수준에 대한 불만(73.7%)보다도 임금(및 수수료) 인상률에 대한 불만족도가 10%포인트 가까이 높다는 점이다. 이는 당장의 낮은 임금보다 미래에도 임금이 별로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에 대한 불만이나 문제의식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업무만족도 측면에서는, ‘업무 성과 혹은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직무 스트레스가 높다’는 문항에 절반 이상(57.2%)의 응답자가 ‘그렇다’(‘매우 그렇다’ 26.7% + ‘다소 그런 편이다’ 30.5%)고 응답했다. ‘그렇지 않다’(‘별로 그렇지 않다’ +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17.5%, ‘보통이다’라는 응답은 25.3%였다. 
  
고용형태별로는 무기계약직에서 직무 스트레스가 높다는 응답이 72.9%로 높게 나타났고, 특수고용직인 개인사업자 집단도 64.1%로 평균보다 높았다. 회사 유형별로 살펴보면 파견 및 용역업체(65.8%), 업무 성격별로는 여수신(73.5%), 콜센터(68.8%)에서 직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고객과 대면 업무를 수행하거나 유선 상으로 고객을 응대하며, 해당 업무가 실적으로 이어지는 직무를 수행하는 이들일수록 심적 부담감이 크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면접조사 노동자들은 업종과 직군을 막론하고 처우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느끼는 차별은 크게 △자원 활용에서의 차별 △금전적 차별 △기회의 차별로 나눌 수 있다. 자원 활용에서의 차별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파티션, 의자, 책상의 색을 달리해 직군을 구분 짓거나, 명절 선물에 차등을 두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공공금융기관의 자회사 노조 간부인 30대 여성 노조21은 계약 형태별로 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 사무용품이나 업무환경 차이를 두고 “꼭 조선시대 양반 상놈 노비의 신분체계” 같다고 평가했다.

‘업무과정에서 상사, 동료, 고객에게 폭언 욕설 등 인격적 모욕 등으로 괴로울 때가 있다’ 문항에 열 명 가운데 세 명 꼴인 30.5%가 ‘그렇다’(‘매우 그렇다’ 13.0% + ‘다소 그런 편이다’ 17.5%)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별로 그렇지 않다’ 31.6% + ‘전혀 그렇지 않았다’ 13.7%)는 응답은 45.3%였다.
고용형태별로는 기간제 계약직(45.2%), 회사 유형별 구분에서는 파견, 용역 및 도급업체(60.5%) 소속에서 ‘그렇다’는 답변 비율이 높았다. 고용안정성이 낮을수록 인격적 모욕에 노출되는 비중이 높아진 셈이다. 업무 성격별로는 보험설계사의 35.6%, 콜센터 업무를 담당하는 응답자의 33.9%가 업무 과정에서 인격적 모욕으로 괴로울 때가 있다고 답했다. 화장실 가는 시간 혹은 휴게시간을 통제받는 등 자리 이동까지 억압받는 것은 콜센터 노동자들이 겪는 대표 직장 갑질 사례다. 이들은 순번을 정해 화장실을 갔고 자리를 오래 비우면 욕설을 들었다. 사유서를 제출하고 이동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보험사 콜센터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는 30대 여성 비정규9는 과거 일정 시간 동안 자리를 비우게 되면 사유서를 제출해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이번 조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시간은 과도하지만 보상은 없다고 답했다. 초과·야간 근로(94p)는 48.4%가 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업무량은 31.6%가 감당하기 어렵다(84p)고 했다. 반면 초과근무에 대한 보상(74p)은 61.4%가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으며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고 있냐(92p)는 질문에는 41.8%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앞서 임금 부문에서 언급했듯이 응답자의 73.7%가 업무량에 비해 급여가 적정하지 않다(62p)고 답했다.
  
면접 조사에서도 낮은 기본급 탓에 수당을 더 받기 위해 야근을 하고 부서, 팀의 실적이 좋지 않으면 퇴근을 하지 못하는 다수의 사례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재난 및 이에 준하는 사고 발생’ 시에만 인가했던 특별연장근로 사유를 일시적 업무량 급증 등 경영상의 사유로 확대하면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제2금융권 비정규직의 노동환경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김수현 기자  fnk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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