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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까?

[청년투데이=이청년 기자] 연초 경제 분위기는 낙관적인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사실 2019년 성장은 다소 둔화되었다. 2019년 미국 GDP 성장률은 2018년 2.9%에서 감소한 2.3%였다. 국제 통화 기금(IMF)의 추산에 따르면, 2019년 세계 성장률은 2018년 3.6%에서 감소한 2.9%였다. 그럼에도 경기 침체는 없었다. 그리고 1월까지만 해도 2020년 세계 성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바로 1월 이후 비관론이 대두될 새로운 이유가 생겼다. 경기 침체는 예측하기 어렵고, 현명한 경제학자라면 예측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급격히 커졌다. 그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다.

초기에는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평가되었다. 2003년 사스 바이러스 같은 다른 유사 감염병에서 나온 역사적 기록을 볼 때 비교적 낙관적이었다. 즉, 개별 국가의 특정 분기 GDP에는 타격이 갈 수도 있지만(당시 2분기 중국의 경우 -2%로 추정됨), 거시 경제적 영향은 시공간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줄였던 지출을 다시 늘리기 시작하고, 기업들은 서둘러 주문을 늘리고 재고를 확보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국가 경제는 다음 몇 분기 동안 빠르게 회복되었다. 그 결과 한 해 전체 국가 GDP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보통 허리케인 같은 훨씬 더 광범위한 종류의 자연재해의 영향도 비슷한 패턴이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는 2003년 또는 다른 감염병 사례보다 더 심각해지고 있다. 따라서 세계를 경기 침체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 IMF의 세계 경기 침체 기준에 따르면, 세계 성장률은 2.5% 이하다(선진국의 성장과 달리, 2008~2009년 금융 위기를 제외하고, 세계 성장이 마이너스(-) 진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개발도상국의 성장이 평균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준은 1인당 GDP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지금이 더 나쁠 수 있는 이유

이번에 보고된 사망자 숫자가 사스 당시보다 훨씬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적 영향이 실질적으로 더 클 것이며,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중국 경제가 더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동안 중국의 성장은 이전 10년 보다 상당히 둔화되었다. 이전 10년 동안 10% 초반의 경제 성장률을 그것도 경착륙 없이 달성했었기 때문에, 이후 둔화된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부실 대출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한 상황에서, 중국 경제는 현재와 같은 충격에 더 취약해졌다. 일부 신호를 보면, 이미 경제 활동의 급격한 둔화되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으며, 지난해 6.1%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다음으로, 코로나19가 다른 국가에서 크게 확산될 수도 있다. 한국 등은 이미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일부 국가들은 비상조치로 대응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인구 중 상당수가 감염될 필요는 없다. 감염병은 건강한 사람들도 자발적으로 여행과 쇼핑 등을 자제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경제에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하나, 현재 세계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2003년보다 더 커져있다. 당시 세계 GDP에서 중국의 비중은 4%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17%를 차지하게 되었다. 전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의 참여도가 커지면서, 중국 내 생산 과정 중 하나 이상의 단계가 중단되더라도 다른 국가의 생산이 지연될 수 있게 되었다.

어느 경제가 취약한가?

세계 경제의 많은 부분이 취약하다. 원자재 수출 국가들은 중국이 가장 큰 고객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장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호주와 대부분의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지역이 해당한다. 2003~2008년과 2010년 중국의 호황은 전 세계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켰고, 2015년 이후 중국의 경기 둔화는 이미 원자재 시장을 위축시켰다. 심지어 원자재 수출국이 아닌 개발도상국들의 금융 시장도,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 입장으로 급격히 돌아서면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생겼다.

이미 일본은 최근 분기 GDP의 급격한 하락을 겪고 있다(연평균으로 -6.3%). 이는 지난해 10월 소비세 인상에 따른 결과였다. 이 같은 부정적 효과는 1997년 4월과 2014년 4월 소비세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만큼이나 예견할 수 있었다. 여기에 중국과의 무역 손실을 더해지면서, 현재 일본의 경기 침체(2분기 연속 GDP 감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유럽의 제조업도 취약하다. 유럽은 미국보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다. 복잡한 공급망을 통해 더 광범위하게 중국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독일은 지난해 경기 침체를 가까스로 모면했지만, 재정 확대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는 그리 운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브렉시트가 현실이 된 영국의 경우, 오랫동안 우려되었던 부정적인 경제 영향을 마침내 나타날 수도 있다.

무역 정책은 어떤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 전쟁으로 인해 2019년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최근 무역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특히 USMCA 비준과 중국과의 1단계 합의)는 것이 2020년을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합의가 기업들의 우려를 누그러뜨렸고, 다시 긍정적인 경제 전망을 복원시켰다.

이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 사실, 중국 및 멕시코/캐나다와의 협정은 NAFTA를 탈퇴하겠다는 위협과 잔여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 등을 비롯해 이전에 트럼프 걸어온 위협적인 상황에 비해 나았진 것뿐이다. 하지만 새로운 협정은 깨지기 쉽다. 2년 전에 비하면 전혀 나아진 것이 없다.

반대로, NAFTA에 비해 USMCA로 인한 다양한 변화는 일반적으로 작다. 순영향도 부정적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FTA의 장기적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중국과의 ” 1단계” 합의는 높은 관세를 그대로 둔 채로였다. 더구나 양국 간의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아주 취약하다. 중국이 2,000억 달러 이상의 미국 물품을 추가로 구매할 것이라는 주장은 미국의 수출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수도 있고, 설사 이행한다 하더라도, 그 결과는 미국이 다른 국가로 수출하던 것을 중국으로 돌리는 것뿐일 수 있다.

올해 첫 8주 동안 미국 주식시장은 무역정책, 코로나19 및 그 밖의 다른 어떤 것으로부터 발생되고 있는 위험에 아주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면서 계속 상승했다. 그러다가 2월 24일이 되자, 하락을 시작했다. 분명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결국 깨달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PER 배수 같은 척도로 볼 때, 시장은 여전히 고평가되어 있다. 투자자들이 잘못 보고 있을 수도 있다. 배당 수익률과 금리를 비교해보면, 주식시장이 그리 고평가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채권시장이 주식시장보다 더 고평가되었다는 의미로 읽을 수도 있다. 투자자들이 지난해 연준의 3차례 금리 인하에 너무 안주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미국 경제가 흔들리면, 과거 경기 침체에서처럼 연준이 금리를 500bp 인하할 여지가 없을 것이라는 점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연준이 미국을 구할 수 없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경기 침체가 현실이 되지 않더라도, 트럼프의 무역 정책은 전후 역사의 장기적 단절을 예고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무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고, 그에 동반해 번영과 평화를 가져다주었던 지난 60년 동안의 시대가 사실상 끝나게 된다. 지금 우리는 특히는 중국과 분리되고, 일반적으로는 탈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추세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까지만 해도 거의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여기서, 코로나19는 타는 불에 연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기사 및 사진 코인프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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