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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비틀거리고 있는 여행/관광 산업

[파이낸스경제신문=조성준 기자] 이탈리아 북부의 코모 호수에서 봄은 보통 관광객들의 귀환을 의미한다. 조지 클루니 같은 이들이 해안가의 별장을 찾고, 커플들은 자갈 깔린 거리를 돌아다니며, 디자인 박람회를 찾은 부유한 여행객들이 호텔 객실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올해 호텔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방문객이 전혀 없을지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이탈리아 북부로 확산되면서 아시아 밖에서 가장 큰 규모로 발병함에 따라, 지난주 3일 만에 이 지역 호텔의 예약 중 절반 이상 취소되었다. 현재 각종 숙박업소들은 가장 성수기인 여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로베르토 카사니 코모 호텔 운영자 협회장은 “과거에도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 같지는 않았다. 특히 미국인 관광객들은 집단적으로 정신병에 걸린 것 같다. 정말 걱정이다.”라고 말한다.

중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관광 산업은 점점 더 큰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여행객들이 전 세계 관광 산업의 성장을 견인해 왔지만, 정부가 수천만 명을 격리시키고, 패키지 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한 이후, 이미 많은 이들이 집에 머물고 있다. 마카오 카지노들의 숙소는 텅 비었고, 동남아시아 전역의 해변도 한산하며, 파리 루이비통 매장 밖에 붐비던 인파도 사라졌다.

(GDP 중 여행 및 관광 산업의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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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TTC)

중국 내 바이러스 확산이 둔화되고 있지만, 한국과 이탈리아를 포함한 다른 지역에서도 확산이 진행 중에 있으며,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확진자 수 9만 3천 건 중 8천 건 이상이 양 국가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이제 집에 머물고 있는 것은 중국인들뿐만이 아니다. 독일과 벨기에 사람들도 이탈리아 스키 여행을 재고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발리 여행을 취소하고 있다. 유엔 세계 관광 기구에 따르면, 2018년 1.7조 달러였던 세계 관광 매출이 현재 위태로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보통 겨울 기간에는 사업 출장 여행객들이 여행 산업의 공백을 메워주었지만, 현재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기업들이 온라인을 통해 회의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임직원들이 해외여행을 하지 않고 있다. 로레알, 네슬레, 카길 같은 기업들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임직원들의 전 세계 직원 여행을 중단시켰다. 수십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베를린, 제네바 및 바르셀로나의 무역 박람회는 대폭 축소되었고, 하와이의 페스트 팩 문화제는 취소되었다.

GBTA(Global Business Travel Association)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업계에 월간 약 470억 달러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항공사와 패키지 여행사들도 똑같이 우울한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는 거의 300억 달러의 항공 매출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여행 산업에 온라인 예약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있는 아마데우스 IT 그룹의 아나 드 프로 CFO는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라고 말한다. 대형 패키지 여행사 투이는 고용 동결을 발표하면서, 아직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추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01년 911테러와 2년 뒤 사스 발병 및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침체 이후 여행 산업에 가장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항공사와 여행사, 그리고 호텔들은 이미 온라인 예약과 저가 항공사의 부상으로 인한 고객들의 여행 방식 변화와 씨름해 왔다. 기존 수익 성장 촉진을 빠른 통합에 의존해 왔던 항공사들은 수백만의 새로운 중국 여행객을 비롯한 승객 수가 증가하면서 타격을 완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도 이제 이번 위기 속에서 비틀거리고 있다.

올해 초 중국 내 항공편 중 상당 부분 중단된 후 다시 재개되고 있긴 하지만, 유럽 등지에서는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도이체 루프트한자와 브리티시 에어웨이즈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익 경보를 내렸고, 이지젯과 라이언에어는 서비스를 취소했으며, 이탈리아 항공사인 알리탈리아는 4,000명의 임직원을 일시 해고했다. 항공 운송 협회에 따르면, 일부 항공권 소지자들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카니발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같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선박에서 승객들이 격리되고, 수천 명의 휴가의 꿈을 악몽으로 바꾸어 놓으면서, 크루즈 산업도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축에 속한다. MSC 크루즈의 메라비글리아 호는 카리브해 항구 두 곳에서 정박이 거부된 후 이번 주 마이애미로 돌아왔다.

여행객들이 여름철 휴가의 위험과 편익을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에, 관광에 의존하는 지역 경제가 입게 될 전체적인 영향은 더 커질 것이다. 예약률 감소는 호텔과 항공사에 타격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파리의 명품 매장에서부터 아시아의 길거리 음식 좌판에 이르기까지 여행객에 의존하는 무수한 다른 사업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값싸고 맛있는 꼬치 요리를 먹으려는 관광객들로 붐볐던 싱가포르 노천 시장 분 탓 스트리트도 매출이 70% 줄어들었으며, 사스 발병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이라고 상인들은 입을 모은다.

상인 에미 모하메드는 반쯤 비어 있는 테이블 너머로 밖을 내다보면서 “지금은 오후 7시인데도 문을 닫곤 한다. 조금 있으면, 텅 비어버리니까요.”라고 말한다.

2020년 명품 산업의 매출이 400억 유로 정도 감소할 수 있다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과 샌포드 C. 번스타인의 보고서가 나온 후, LVMH, 버버리, 케링 같은 명품 기업의 주가가 급락했고, 전 세계 주식시장 하락을 주도했다.

여행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OECD는 이번 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의 표지를 텅 빈 공항 수하물 찾는 곳의 사진으로 장식하면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4%로 하향 조정했으며, 2009년 이후 가장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여행 관광 협회에 따르면, 이번 바이러스 발병으로 여행과 관광 산업이 경제 활동의 13%를 차지하는 이탈리아가 특히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한다. 보통 이맘때면 유럽 전역에서 스키어들이 코르티나 암페초, 발가르데나, 세르비니아를 방문하곤 했으며, 그들 중 일부는 도중에 밀라노나 베니스에서 하룻밤을 묵기도했다.

(지난달 아시아 전역의 호텔 객실은 텅 빈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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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일부 여행객들은 스키를 타거나, 쇼핑 또는 외식 대신 호텔 안에 머물고 있다. 또한 일주일 정도 머물기로 되어 있던 여행을 일찍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도 있다.

그런 결정은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때문만이 아니라, 이탈리아나 다른 유럽 국가들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불확실하기 때문도 있었다. 스페인 테네리페 섬의 한 호텔에 수백 명이 격리되었다는 소식이 있은 후, 자신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었다. 이제 사람들은 부활절 휴가 시즌을 위해 호텔을 예약하기 전에 바이러스가 어떤 상황으로 변할지 기다리고 있다.

이같은 걱정거리가 여행 산업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것이다. 플로렌스 에어비앤비의 호스트 시모나 벨리니와 같은 이들은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직접 이메일을 보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벨리니는 두오모 인근 원룸 아파트에 숙박을 예약한 고객들에게 “우리 생활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고객들에게 우리 도시는 격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일부 여행객들은 위험이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 이탈리아 여행을 취소하는 이들도 많아졌고, 여행을 다녀온 이들도 14일 동안 집에서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감염되어도 이겨낼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혹시나 외부로 돌아다니게 되면 자신이 감염되었을 경우 나이가 많은 다른 사람들도 감염시킬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기사및 사진 코인프레스제공

조성준 기자  ds1ac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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