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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하고 성실한 전염병의 역사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출간전염병과 무역이 빚어낸 21세기 세계화

21세기 문명사는 어쩌면 코로나 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뉠 듯하다. 코로나 사태의 파급력은 그만큼 깊고 넓다. 무역과 해외여행이 막대한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란 낯선 용어는 우리 일상을 바꾼다. 세상이 요동치니 전염병의 역사에 눈길이 간다. 

이 책은 12년 연구의 결실이다. 700년에 걸쳐 6개 대륙에서 벌어진 전염병과의 투쟁을 꼼꼼하게 살폈다. 14세기 페스트에서 콜레라, 황열병, 가축 질병인 우역은 물론 광우병 소동과 조류독감 등 동물 전염병과 21세기의 사스와 메르스까지 다뤘다. 당연히 1865년 메카를 습격한 콜레라, 1910년 만주를 강타한 페스트 등 굵직한 전염병 파동을 빠뜨리지 않는다.

풍토병이 세계사적 문제로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무역의 역할이 컸다. 저자는 세계적 유행병이 지구촌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파고들었다.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과 자유무역의 상충에 대한 고심 등을 짚는다. 그런 점에서 전염병의 역사를 ‘의학사’로 한정하거나 전염병과 굵직한 역사적 사건의 인과관계를 성찰한 기존 전염병 관련 역사책과 남다르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각국의 대응을 보면 19세기 후반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국제 협조의 정신은 사라지고 세계보건기구의 역할은 미미하다. 각국은 저마다 국경 폐쇄, 무역 중단 등 오직 ‘격리’를 통한 방역에만 몰두하고 있다. 새로운 전염병이 간헐적으로 출현하는 지금은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역 방식과 제도를 창출해야 한다. 전염병과 무역의 길항관계를 파헤친 이 책은 이를 위한 출발점을 제공한다.

영국 옥스퍼드대 사학과 교수(의학사)인 저자 마크 해리슨은 제국주의, 전쟁, 세계화와 질병의 관계를 주로 연구해 왔다. "의료와 승리: 2차 세계대전기 영국 군의학"(2004), "의학 전쟁: 1차 세계대전기 영국 군의학"(2010)으로 두 차례 영 육군 역사연구회가 수여하는 템플러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코로나19 전염병 등 여러 질병에 대해 영국 및 다른 나라 정부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수현 기자  fnk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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