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일의 투자은행 Goldman Sachs와 증권거래위원회(美SEC)간에 결투가 벌어 지고 있다.
Goldman Sachs가 파생상품을 함께 만들고 투자한 회사 의 이름을 고객들에게 알려 주지 않아 많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하여 SEC가 제소를 한 것이다.
Goldman Sachs는 펄쩍 뛰고 있다. 파생상품의 거래에는 늘 매도투자가는 있기 마련이며 이들이 누구라는 걸 시장에 알리지 않는 건‘금융관행’이며, 결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미국 주택시장이 붕괴될 때에도 Goldman Sachs는 도리어 5,100만 달러의 수익을 챙겼다 하여 이 것 또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주택시장이 하락할 것을 미리 알고 이를 이용한 반대거래고 큰 이득을 보았으니 이 회사가 그간 모기지 증권투자에서 손해를 보았다는 얘기가 거짓말이라는 거다.
이 싸움에서 누가 이길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서 Goldman Sachs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 2년 사이에 미국 정계에 590만 달러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사실도 곤욕스러워 하고 있다. 그 중에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선거운동 기간에 기부한 120만 달러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많은 정치인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한 정황의 하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SEC는 다른 금융회사의 비슷한 거래에 대하여 조사를 확대할 모양이다.
월가에서는 한 회사의 상품이 인기를 얻으면 다른 금융회사에서도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고 이 과정에서 역시 유사한‘거짓말’이 없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조사가 진행중인 회사의 이름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메릴린치 등이 대상 중 하나일 것 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 파생상품에 대하여, 각국이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고객간에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상품을 설계하는 과정에서는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투명하게 처리하도록 하는 장치가 도입될 것이다. 근본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미국 소설가 호손(Hawthorne)이 쓴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에서 주인공의 한 사람인 목사는 생명이 다하는 순간 자기의 죄를 고백하면서 죽어간다. 자신이 밝히지 않는 한 그 죄는 영원한 비밀로 묻힐 수도 있었다.
Goldman Sachs가 비록 현행법에 저촉됨이 없이 준법과 불법 사이의 회색지대를 파고들면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낸 대가로 고수익을 만들어내면서 투자자의 손실을 가져오게 한다면, 이 주홍글씨의 목사와 같은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일생 겉으로는 성직자이면서 내면으로는 간통죄인이란 주홍글씨 A(Adultery)를 달고 다니는 도덕적 허구의 실체로 말이다. 그럼에도 이 시점에서 이 회사는 자신을 고백 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한국의 경우‘자본시장법’에서 금융투자상품을 투자자에게 권유할 때 고객이 투자상품 내용과 위험 등을 설명하도록 되어있다. 제도적으로‘거짓말’을 할 수 없는 장치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금융투자상품과 제도의 문제와 고객보호에 성의를 다하지 않는‘투자업자’의 의도 된 태만이 요인의 하나다.
그러나 아무리 완벽한 보호장치에도 모든 투자자를 보호하고 구제할 수 있는 제도는 존재하기 어렵다.
Goldman Sachs이거나 어느 투자은행이 한‘거짓말’의 진위를 따지는 건 투자자들에게는 늘 늦은 일이다.
이번의 일로‘위험’이라는 건‘묻지도 따지지도 않고’투자를 결정하는 투자자 자신의 문제라는 걸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