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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Fn21
  • 금융
  • 입력 2010.06.15 09:37

최근 금융시장 패턴 변화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시장은 항상 변화한다.

우리가 상식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고 알고 있던 변수들이 어느 사이엔가 우리가 알고 있는 방향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비록 그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단기적인 흐름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바라 볼 필요가 있다.
이후 시장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흐름이 될 수도 있고 큰 틀에서의 변화를 기대해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방향과 다른 움직임을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스 위기와 원/달러 환율

첫 번째로 감지되는 부분은 최근 그리스 위기가 다시금 증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의 급등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더 떨어지는 상황이다.
금융위기 발발 이후 대외변수가 불거질 때마다 나타났던 원/달러 환율의 급등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림 1).

첫 번째로 감지되는 부분은 최근 그리스 위기가 다시금 증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의 급등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더 떨어지는 상황이다. 금융위기 발발 이후 대외변수가 불거질 때마다 나타났던 원/달러 환율의 급등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림 1).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의 추측이 가능하다.
첫째, 그리스 위기의 전염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장의 반응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주 문제가 됐던 그리스의 주식이나 채권은 모두 가격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유럽의 경우 영향이 심각하지 않았다. 유로화의 움직임도 이전 반응에 비하면 제한적이었다는 판단이다(그림 2).

둘째, 한국의 펀더멘탈에 대한 재평가이다.
과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기침만 해도 앓아 누웠던 한국 경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보여준 성장성과 재무적 안정성 모두 다른 주요국 대비 뛰어나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판단이다.

달러화가 강세인데 美국채금리는 오른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또 한 가지 변화는 달러화와 미국채 금리 간의 관계이다.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던 것은 안전자산 선호현상과 달러의 강세였다. 위기가 불거질 때마다 글로벌 유동성은 가장 안전한 것으로 여겨지는 달러로 몰렸고 이는 미국채 금리의 하락을 유발했다.
2009년 중반까지“달러 강세 = 미국채 금리하락”이라는 등식이 유지됐다(그림 3).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양상이 달라졌다. 미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달러화 가치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채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이 미국채를 사지 않고 있다거나 최근 불거진 재정위기가 영향을 미쳤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시각을 달리해서 보면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첫째, 금융시장의 정상화다. 금융위기 이전 미국채 금리와 달러화는 같이 움직였다.
정상적인 경제 상황에서는 다른 국가와의 금리 차이가 달러 가치 향방을 결정지었다. 지금그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금융시장 환경이 정상화됐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아직까지 위기의 여진은 남아 있지만 정상화되기 시작한 흐름의 큰 틀을 깨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둘째, 유로와 엔의 약세 및 신흥시장 통화 강세다.
달러화지수는 주요국 통화 대비 상대적인 가치다. 유럽은 재정위기가 해소될 때까지 다른 통화 대비 상대적 약세가 불가피하다. 일본은 금융완화 정책의 확대가 엔의 약세를 유발하면서 경기회복에 일조하고 있다. 경기회복 조짐과 맞물린 엔 약세는 신흥시장 통화에 투자하는 엔/캐리 자금의 부활 가능성과도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금속가격 강세와 곡물가격 약세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원자재 가격의 흐름이다. 최근 철광석과 비철금속의 가격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이한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물 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그림 4).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세계 국가가 대규모의 유동성을 방출하고 저금리 정책을 펼치면서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우려로 원자재 가격이 같이 움직이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원자재 가격이 이렇게 차별적인 흐름을 보인다는 것은 원자재 시장의 가격 결정이 해당상품의 수요 공급에 더 큰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일부 투기적인 수요의 가세도 분명히 영향을 주었겠지만 최소한 화폐가치 하락을 걱정하며 실물자산을 찾던 수요는 사라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설명해 줄 수 있는 하나의 근거이다.

안전자산을 찾던 수요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상으로 세 가지 정도로 최근 금융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색다른 변화들을 살펴보았다.
종합해 볼 때 하나의 결론이 도출 가능하다.
일방적인“안전자산 선호현상의 완화”가 그것이다. 그리스의 문제가 남유럽을 넘어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시장이 하고 있는 것이고 긴급한 상황에서 달러를 찾던 모습도 완화됐다. 화폐가치 하락을 우려해 글로벌 유동성이 원자재라는 실물자산을 무작정 찾던 것도 사라져 가는 모습이다.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리스가 최종적으로 디폴트에 이른다거나 원자재 가격 급등이 지속돼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경우 상황은 다시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그런 극단적인 결론이 아니라면 이제 금융시장은 정상화가 됐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어떤 문제가 불거졌을 때 그것이 다른 분야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확대 해석해 위축되기 보다는 그런 문제가 없는 시장이나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나타나고 있다(그림5).
따라서 이제 글로벌 투자자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할 것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여부가 아니라 어디에 투자해야 할 것인지 이다. 그런 측면에서 국내 증시는 상당한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


금속가격發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하여…

한편, 최근 철광석 가격을 포함한 금속 가격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은 경기가 회복될 경우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최근의 경기상황을 볼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된다. 수요공급에 따라 차별적인 상승을 보이는 측면이 그것을 방증한다.
국내 물가에 철광석이나 비철금속 가격이 미치는 영향은 우려하는 만큼 크지 않다.
2005년 한국은행에서 작성한 산업 연관표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 10% 상승이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0.042%p에 불과했다.
생산자물가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주는 요인은 임금, 환율, 원유가격, 전력 가격 등의 순서다.2007년 기준으로 10% 상승했을 때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3.11%p, 2.82%p, 0.70%p, 0.21%p이다.
금속가격 상승이 진행되고 있지만 원화 강세도 동반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글로벌 물가 수준 역시 인플레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핵심 CPI를 볼 때 아직까지는 인플레보다는 디플레 우려가 더 큰 상황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그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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