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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사선 기자
  • 은행
  • 입력 2010.07.12 14:10

KB금융지주회장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내정

본격 메가뱅크 초읽기(?)...

국내 최대의 금융회사인 KB금융지주 회장에 어윤대(65) 국가브랜드위원장이 내정 되었다.

KB금융의 사외이사 9명의로 구성된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는 지난 6월15일 회장후보추천을 위한 면접을 통해 어윤대 위원장을 추천하고, 6월 17일 회추위에서 후보에 대한 자격검증 절차를 거쳐 이사회에 추천되어 오는 7월 13일 임시주총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어윤대 KB금융회장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후배로 한국은행 총재 등 주요 자리가 빌 때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 되어왔던 인물이다.

경남 진해 출생으로 경기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금융통화위원을 지냈고 2003년부터 2006년 까지는 고려대 총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초부터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일했다.

어 회장 내정자는 그동안 이 대통령과의 친분이 깊이 작용했다는 갖가지 의문 속에 결국 거대 KB금융지주를 항해 할 선장이 된것이다. 앞으로 국민은행장과 KB금융 사장 인선이 관건이지만, “우선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행장과 사장은 내부에서 능력있는 사람을 선별하겠는 의지도 표명 했다. 강정원 현 은행장은 7월에 감독당국의 징계가 예정되어있으며, 차기 행장은 회장이 추천권을 갖는다.

중장기...세계 50위권 메가뱅크 만들어, 국가경쟁력을 갖춘 튼튼한 은행 목표

어 회장 내정자는 “금융계에도 삼성전자처럼 국가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은행권 인수합병(M&A)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평소 “국내에서도 세계 50위권 은행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KB금융 자산325조6천억원이 우리금융 자산325조4천억원과 합한다면 그의 주장대로 세계 50위권 은행이 탄생한다. 우리금융에 관심을 갖고 있는 어 내정자는, 우리금융은 “현금이 아닌 주식교환을 통해 인수 할 수 있고 증권과 자산운용 등 사업이 다각화된 것에 매력을 갖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외환은행은 은행밖에 없고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선 현금 5조원 이상을 동원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인수할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내년 중에 민영화가 추진되는 산은 지주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가장 신경 쓰이는 곳이 바로 하나금융이다. 예상은 했지만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우리금융과의 합병을 자신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4대금융지주 중 자산규모가 가장 작다. 기업은행(160조8천억원)이 바로 뒤에서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이 우리금융과의 합병을 절체절명의 과제로 인식하는 이유로 보여지며, 하나금융은 일찍부터 내부적으로 우리금융 인수를 준비해오고 있었다.

어 회장 내정자는 KB금융지주의 장기 공백 사태로 헝클어진 조직부터 추스리는게 급선무다. 턱밑까지 추격해온 경쟁사를 따돌리고 리딩뱅크의 위상을 굳건히 하야하는 난제가 있다. 향후 KB금융에는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몰아 칠 것이다. 은행 대형화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어 내정자가 국내 최대 금융그룹의 CEO로 등장한 만큼 금융권은 인수합병을 통한 승자독식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6월중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분 57%에 대한 매각공고를 내면 KB금융과 하나금융사이에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 된다. 3월말 기준으로 자산이 325조6천억원인 KB금융이 우리금융 325조4천억원과 합치면 어내정자가 꿈꾸던 세계 50위권 메가뱅크가 탄생한다.

반면 하나금융191조8천억원과 우리금융이 합치면 KB금융은 1위와 상당한 차이가 있는 2등으로 전락한다. 이는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모두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다.

여기에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매물로 내놓은 외환은행, 내년부터 적극적인 M&A를 하겠다고 예고한 산은금융그룹, 우리금융에서 분리매각이 거론되는 경남은행, 광주은행 까지 감안하면 앞으로 1,2년 내에 국내 은행권의 판도는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물론 어 내정자가 6월 22일 KB금융 명동 본사에서 국민은행 등 KB금융 간부들과 상견례를 갖은 어 내정자는 직원들이 우려하는 M&A와 관련하여 “사업영며 한발 물러섰다. 어 내정자는 “M&A는 당장 시행 할 수도 없고 시간이 1년 이상 걸릴 과제이며 최우선적으로 챙겨야 할 과제는 KB금융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경영방침 가닥은? 은행장 및 지주사장 선임 후 잡힐 듯

“ KB금융 내부의 조직통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어윤대 회장 내정자의 의지는 은행내의 파벌을 없애기 위하여 대규모 인사와 조직 개편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KB은행 뿐만 아니라 IMF이후 많은 은행들이 흡수되거나 합병되어 덩치를 키운 바람에 출신은행간 안력 다툼이 심해 자리 안배에 많은 시간 낭비를 하고 있는게 금융권의 현실이다.

KB금융 회추위 관계자는 최근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이후 알력 다툼이 심하고 내부 출신과 외부출신의 갈등도 상당히 심하다”며 첫 번째 과제로 합리적인 조직통합을 꼽았다.

또한 KB금융은 국민은행을 포함하여 16개의 자회사 및 관계회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이익의 90% 이상을 국민은행에서 내고 있다는 점에서 자회사의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15개 계열사 이익이 10%도 안 될 정도로 불균형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뿔뿔이 흩어져있는 사무실을 하나로 통합하여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방법도 염두에 둘 문제다.

어 내정자의 주요 경영방침은 7월 13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취임이후 행장 및 지주사 사장 선임을 통해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기앙양과 조직의 활성화와 슬림화를 위해 가능하면 내부에서 선발 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는 관치금융과 측근인사를 불식시키고 내부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보여진다.

정부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강력한 리더쉽이 필요한 상황에서 어 내정자의 취임은 KB금융의 큰 힘으로 작용 할 수도 있다. 더구나 어 내정자는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나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못지않은 정치적 파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메가뱅크 불씨에 기름 부은 어 내정자,  조직 추스려 경쟁력 확보가 급선무

메가뱅크의 불씨에 기름을 부은 어 내정자는 요즘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국민은행, 우리은행 노조에게 집중공격을 받고 있다.

특히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노동조합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해 반대투쟁을 선언하는 등 인수 합병 공식화로 내부에 많은 분란이 일고 있다. 하루빨리 조직화합과 리더쉽 회복에 나서야 하는 것이 어 내정자의 처지인데, 취임도 하기전에 민감한 문제를 꺼내 내, 외부의 적을 만든 형국이 되었다. 자칫 금융경험이 부족하다는 자격론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금융노조 산하 우리은행지부와 KB국민은행지부는 6월21일 금노 회의실에서 ‘메가뱅크 저지 공동투쟁 본부’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은행대형화 저지를 위한 투쟁에 돌입했다. 공동투쟁본부는 6월30일 오전에 금노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언론 및 대국민 선전과 각종 토론회를 통하여 정부 주도의 금융기관 대형화 정책의 문제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양대 은행노조는 인수합병이 강행될 경우 총파업을 배수진으로 장외투쟁까지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우리은행 노조는 정부의 민영화 로드맵이 발표되는 6월25일부터 인수합병을 통한 은행대형화반대를 위한 100만 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고 표명했다. 이처럼 양대 노조의 흥분된 방어 자세에 많은 뜻이 내포되어있는 것 같다.

KB금융은 순수한 민간기업이다. 정부지분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그동안 관치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번에도 관치 논란은 불식되지 않았다. KB가 그동안 낙후되어왔던 데에는 관치 탓이 컸다. 앞으로도 관치의 끈이 끊어지지 않는 한 ‘금융의 삼성전자’는 꿈꾸기 어려울 것이다. 당연히 정부가 앞장서서 관치 매듭을 풀어줘야 어 내정자가 꿈꾸는 메가뱅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실현 가능한 비전을 제시하여, KB금융 이사회를 통해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의견도 이사회의 검토 없이 혼자 진행하는 것은 독선이며 위험 천만한 일이다. 우선은 내실 다지기에 힘써야 할 때이며 관치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리더쉽을 발휘하여 후세 한국금융사에 오래 남는 CEO라는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몸집보다는 공정체제로 변화 되어야

금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이 대형화되면 시스템리스크가 커지고 중소기업대출이 위축되며, 대형화된 은행이 국내영업에 집중할 경우 독과점 폐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주요국정상회의(G20)를 통해 ‘볼거룰(대형금융기관 규제법안)’이 도입되면 어 내정자의 구상이 어렵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은행들은 국제금융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였다. 이에 대해선 여러 가지 원인이 지적된바 있다. 은행업 종사들의 전문지식과 어학력이 부족하고, 선진국들에 비해 은행의 자산규모가 미약 하다는 게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근본적이고 결적적인이유는 국제금융시장은 근본적으로 불공정하며, 독과점적인 시장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년동안 그 많던 은행이 3개의 메가뱅크로 통합된 일본이나, 시가 총액면에서 세계1위를 포함해 상위 10위권을 석권하는 대형은행들을 자랑하는 중국을 보더라도 이들 대형은행들의 자산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에서 그들의 위상은 이전과 별로 달라진 게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

시가총액기준으로 세계1위인 중국의 은행들은 물론이고, 세계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의 메가뱅크들도 신용등급은 유럽의 조그마한 은행에도 뒤진다. 이런 현실은 국제금융시장의 구조적모순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국의 통화가 기축통화로 통용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의 은행간에 경쟁력에서는 현저한 차이가 발생한다. “미국의 은행들은 자국의 통화로 해외영업을 하고 있지만, 우리의 은행들은 외국의 통화로 해외영업을 할 수 밖에 없다. 원화를 주 무기로 삼는 우리나라 은행들이 달러를 주 무기로 하는 미국은행들과 경쟁하는 과정은 불공정경쟁 그 자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처럼 국제금융시장은 구조적으로 불공정 하기 때문에, 우리은행들이 몸집을 키웠다고 해서 불공정 구조와 모순이 시정되어 공정경쟁 여건이 조성되기 전까지는 국제금융무대에서 섣부른 기대는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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