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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창현 기자
  • 칼럼
  • 입력 2013.02.12 13:08

[특별기고] '인기의 길이 아닌 고난의 길을 가야'

임창희 홍익대학교 대학원장

[월간 금융계 / 이창현 기자]

세로운 리더에게 바란다

'인기의 길이 아닌 고난의 길을 가야'

 

          임창희 교수
현)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현)홍익대학교 대학원장
현)한국윤리경영학회 부회장
‘줄을 타는 곡예사는 외롭다. 아슬아슬한 위험에 처해 있지만 수많은 관객 중 아무도 대신 타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고 니체는 짜라투수트라에서 인생을 이렇게 비유한다. 그런데 혁신의 선구자로서 대중을 이끄는 진정한 리더는 외롭다 못해 슬프기까지 하다. 대신 타주기는 커녕 밧줄에서 끌어 내리려고 옷에 묻은 먼지가 없는지 밤낮으로 관찰한다. 하물며 기존의 관행을 버리고 새로운 세계를 시도하려는 리더에게는 모진 비난과 질시를 넘어 심복의 배반과 생명의 위험까지도 무릅써야 한다.

심리학자 매슬로우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숨 쉬고 먹고 자는 원초적 욕구 다음으로 안전 욕구가 있다. 회사가 공장을 옮기려 할 때나 정부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수십 년간 주판으로 전표계산을 해 온 은행원은 전자계산기도입을 꺼린다. MS오피스의 새 버전이 나오면 사람들은 단점부터 탓한다. 더구나자신이 눈감고도 할 만큼 익숙해진 업무를 떠나서 새로운 자리에 배치하려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마지못해 끌려간다.
오랫동안 지켜온 것을 버릴 때 사람들은 상실감, 불편함, 불안감, 무력감에 빠진다. 그러니 저항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리더가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 눈에 보이는 당장의 혜택은 별로 없다. 왜냐하면 변화에 성공할지도 의문이고 성공한다고 해서 반드시 금방 당사자에게 도움이 되리란 보장도 없다. 국민 전체에는 이익이 되더라도 해당 지역 주민에게 손해가 갈 수도 있다. 대개 사람들은 기존의 안정이 흔들리면 갖가지 해괴한 방법을 동원해서서 리더에게 저항한다. 뭔가 바꿔보려면 반대파는 물론이요 측근들까지 우회적으로 만류하기 쉽다. 측근이야말로 리더가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고 안정적으로 임기를 채워줘야 그 밑에서 한가롭게 삶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리더가 혁신을 시작하면 측근도 이런저런 이유를 들면서 반대하고 저항하고 급기야는 등을 돌린다. 혼자 남아 고독해진 리더는 “차라리 그냥 포기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라고 망설이다가 지쳐서 조용히물러선다. 그 길이 자신의 안락과 무엇보다도 무사히 임기를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땅에 그런 식으로 임기를 마친 회사의 팀장, 임원, 공기업 사장, 장관들의 수가 얼마나 많을까?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는 우리 주변에 항상 널려있다. 팀 분위기를 바꾸려는 팀장, 자녀의 습관을 바꾸려는 부모, 교통체계를 개선하려는 시장, 국가 행정을개혁하려는 대통령, 모두가 리더이다. 그럼에도 자리는 주어졌는데 아예 줄에 오르려고도 하지 않는 리더도 많다. 회사는 망해 가는데 욕먹기 싫어서 감원은 하지 않고 보고만 있는 사장님, 회의가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도 조용히 앉아 있는 이사님, 불량한 학생에게 침묵으로 일관하는 선생님, 이러한 리더들로 채워진 사회는 후퇴아니면 제 자리 걸음이다. 이 땅의 모든리더가 위험한 줄에 올라가서 비난의 화살을 견디면서 줄타기를 잘 해야만 우리의 가정과 학교와 기업과 국가는 현재의 모순과 부족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으리라.

그렇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그저 복지부동하다가 명령이 떨어지면 하는 척 한다거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높 은 자리에 오를 때 까지 무작정 기다리다가 막상 올라가면 무사히 자리 지키기가 목적이며 이를 위해 눈치만 보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의 길 은 당사자의 영욕이나 가문의 영광이 아니며 이익추구나 월급을 많이 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위험하고 고독하고 기껏해야 본전이다.

그렇다면 이제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인기도 아니고 돈도 아니라면, 그보다는 오히려 위험과 위협과 고독과 배신을 무릅쓸 각오를 해야 한다면 우리는왜 진정한 리더가 되어야 하는가? 리더가 되는 길이 그렇게나 험난하다면 그냥포기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왜 위험을 무릅쓰고 힘들게 나서야 하는가? 다른 질문을 던져보자. 잘못된 자식을 나무라는 어머니는, 자식의 부족한 습관을 고치려는 어머니의 열정은 어디서 오는가? 자식에게서 존경받으려는 것인가 아니면 돈이 생겨서인가? 자식에 대한 사랑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진정한 리더십은 사랑에서 나온다.

“리더십을 행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면서도 심오하다.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들에게 행복이나 만족이 더해질 때 가장 중요한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은 상대가 국민이건 팀원이건 자식이건 친구이건 그들의 삶을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일이다. 리더가 되면 명예와 부를 얻을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삶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바로 고달픈 리더십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사랑은 어쩌면 감상적이고 전문가답지 못한 용어 같지만 회사에서, 공동체에서, 교실에서, 가정에서, 사랑은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인기가 떨어지고 측근들이 배신하는 것을 바라보면서도 상대에 대한 사랑과 열정만 넘치면 험한 가시밭 길을 헤쳐 나갈 수 있다.

로미오와 쥴리엣은 사랑의 열정으로 죽음에 이르지 않았는가?오늘날 한국사회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리더는 대중의 박수를 받는 인기 절정의 그러한 리더가 아니라 고행의 가시밭길을 가는 슬프고 고독한 그러나 혼자만은 어머니의 그 사랑을 가슴 깊은 곳에 사무치게 간직한 리더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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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hamed 2015-02-03 19: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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