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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하정곤
  • 은행
  • 입력 2011.03.03 13:41

4대 금융지주 ‘소리없는 진검승부’

최근 각 지주 CEO 선임 완료하며 진용 재정비
영업 조직 정비• 경쟁력 업그레이드 초점

KB,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금융지주가 2011년 한판 승부를 벌일 기세다.

특히 이들 금융지주들은 올 한해 영업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은 작년 하반기 취임했으며,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한동우 회장 및 서지원 신한은행장을 선임했다.

또한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및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은 연임하는 등 CEO 선임이 완료됨으로써 진용을 새롭게 재정비, 은행가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 KB금융지주 ‘옛 명성 회복’벼러

우선 KB금융지주는 과거 리딩뱅크의 명성을 회복하려 벼르고 있다.

황영기 회장 이후 10개월 가량 회장 자리가 공백상태에 놓이면서 KB금융지주는 흔들렸지만 어윤대 회장 취임 이후 점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집권 2년차를 맞이하는 어윤대 회장의 경영능력이 본격적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어 회장으로서는 취임 당시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여론의 많은 비판을 받은 만큼 본격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2011년에 성과를 내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타 은행과 비교할 때 국민은행의 효율성과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이런 부분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중점을 맞출 계획이다.

무엇보다 리딩뱅크를 표방하지만 단순히 지점수만 많은 것으로는 더 이상 진정한 리딩뱅크로 불릴 수 없는 만큼 내적인 경쟁력을 업그레이드시킨다는 방침이다.

어윤대 회장 역시도 작년 취임하면서 국민은행의 효율성과 경쟁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3000명이 넘는 직원을 희망퇴직 형태로 구조조정, 비용절감에 나섰으며 올해 역시도 추가로 인력을 감축할 가능성도 있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여건 가운데 있지만 KB금융지주에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KB금융을 괴롭혀온 대손충당금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KB금융 수익성 회복에 발목을 잡은 것은 95%를 차지하고 있는 국민은행이 PF 등 대출 부실에 대비해 쌓아야 했던 대손충당금 비용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KB금융에 더 이상 나올 부실이 없다는 점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유다.

만약 경제, 부동산 경기가 회복돼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진다면 지금까지 부실 채권으로 처리됐던 것은 정상 채권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충당금 중 대부분이 비용에서 수익으로 전환되어 금융지주 전체의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다만 KB금융지주에서 보면 우리은행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국민은행의 부동산 PF는 지주 전체로 봤을 때 리딩뱅크로 도약하는 데 있어 여전히 부담거리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KB금융지주는 현재 5% 수준에 머물러 있는 비은행(증권, 보험, 자산운용) 부문의 수익 비중을 30%까지 높여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수익이 현격히 차이가 날 경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지주 전체가 휘청대거나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 회장은 “5% 미만에 머물고 있는 비(非)은행 수익비중을 2013년까지 30% 수준으로 높이겠다. 이를 위해 1~2년 후 경영이 정상화되면, M&A를 통한 성장 기회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B금융 역시 올해 은행부문에서 2조6천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로 잡았으며, 스마트금융 등 신(新) 금융서비스를 대폭 확충하고 녹색산업 관련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아울러 자산관리 부문 역량 강화와 미래 고객에 대한 투자, 마케팅 확대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 연임’ 도약, 저축은행 인수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이팔성 회장이 연임하며 우량은행으로 한단계 더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2001년 우리금융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우리금융이 가장 올 한 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바로 민영화다.

이 회장은 재임기간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2010년에 우리금융지주의 정부지분(예금보험공사 56.97%) 인수를 통한 민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더 높은 가격을 받기위해 머뭇머뭇하다 민영화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쳐버렸다.

따라서 올 한해에는 민영화에 중점을 두고 자산건전성 회복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팔성 회장은 “우리금융지주는 여전히 시장지위 및 경쟁력에서 국내외 경쟁 금융지주에 비해 미흡한 상황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내부역량 강화는 물론 M&A까지 총망라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면밀히 수립, 실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특히 작년 연말에는 경영권 프리미엄 문제로 우리금융지주가 지분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민영화에 실패한 전례가 있어 앞으로 민영화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방향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물론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문제가 영업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겠지만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 중 자산 순위 1위지만 겉과는 달리 제대로 내실을 기하지는 못했다. 경쟁 금융사중 자본 건전성이 가장 좋지 않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무려 11조원이 넘는 PF부실 문제가 걸림돌이다.

부동산 및 건설 경기가 되살아나야 부실을 털 수 있지만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니다. PF로 자금지원이 된 해당 부동산이 매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 충당금의 경우도 타 금융지주에 비해 적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아울러 작년 우리금융지주에 터진 금융사고도 걱정되는 점이다. 작년 우리금융지주 계열 경남은행에서 터진 4천억원대 초대형 금융 사고나 최근 발생한 각종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 등이 좋은 예다.

이런 사고는 내부 조직이 다소 느슨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일 수 있기 때문에 연임한 이팔성 회장은 내부 단속을 통해 확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적극적인 M&A를 통해 지주의 역량을 최대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가시적인 성과는 얼마 전부터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는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하고 3월 초 본계약을 체결한다. 본계약 체결과 동시에 (저축은행)설립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자산·부채 이전작업을 마무리 짓고 늦어도 3월 말부터 영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의 삼화저축은행 인수는 최근 터진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첫 구조조정 케이스라는 점에서 저축은행 인수에 나선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대출업무와 관련, 징계사항이나 부실이 있는 직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고용을 승계하고, 지점도 당분간 큰 변동없이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본계약 체결이 마무리 되면 현재의 인수 태스크포스를 확대 개편,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3월 말엔 영업이 가능토록 후속작업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 신한금융지주 ‘리딩뱅크 재도약’

신한금융지주는 2011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신한금융지주는 작년 신한사태로 이미지가 상당히 실추됐다.

라응찬, 이백순, 신상훈 등 그룹 수뇌부들간 법정 공방 등은 전국민들에게 그동안 쌓아온 신한의 이미지를 추락시키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내홍을 겪었던 만큼 보다 성숙해진 신한금융으로 거듭나 이미지 제고는 물론 내부조직력 강화를 통해 '리딩뱅크'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경영전략으로 '신한(Shinhan) 2.0'을 전면에 내세웠다. 과거의 성공요인만으로 미래의 성공을 이끌어 갈 수 없다는 취지하에,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신한 1.0)을 기반으로 경쟁원천을 업그레이드한다는 의미다.

특히 한동우 신한금융지주의 새 회장이 선임되면서 작년 9월 경영진 분쟁으로 시작된 신한 사태는 일단락됐다.

새 회장이 선임되면서 신한 구성원들의 기대감도 커졌으며 조직이 빨리 안정되고 경영진 분쟁으로 인한 이미지 훼손을 회복시킬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금융권은 시장과 고객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만큼 이 부분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의 경우 서진원 행장 취임 후 영업조직이 안정돼 올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한이 내세우는 ‘신한 2.0’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신뢰 획득과 사회적 자본 축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조직문화 측면에서도 그룹사들의 문화와 트렌드 변화를 적극 수용하는 사고와 행동양식,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구성원들의 참여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신한금융은 신뢰회복, 성장동력, 미래투자, 조직활력 등을 추진과제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가장 시급한 과제로 신뢰회복과 조직확력을 꼽고 있다.

신한금융은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내부 직원들의 조직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고객 주주 비즈니스파트너 직원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범위를 넓혀 이들의 요구사항 및 니즈 등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수많은 내부조직이 더욱 생동감 있고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급변하는 경제흐름에 발맞춰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컨버전스 주도권 확보 및 모바일을 연계한 사업영역을 선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상품·서비스 등을 개발할 방침이다.

고객 지향적인 시너지 창출을 위해 운영 모델·상품 발굴, 그룹 차원의 시너지 핵심 고객 선정 및 마케팅 방안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미래 투자 차원에서 우수인재 영입 및 전문가 그룹 양성 등 인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전략목표를 ‘차별적 성장, 차별적 역량’으로 정했다. 최근 취임한 서진원 신임 신한은행장은 올해 자산 성장 목표를 경제성장률 전망치 수준인 4%대로 설정했다.

서 행장은 “국내 은행권의 재편에 따른 경쟁상황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강한 현장’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밝혔다.

즉 영업현장과 본부가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현장의 소리와 본부의 정책 방향이 신속하게 전달되고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 하나금융지주 ‘선두권 올라갈 수 있는 기회’

그동안 빅4 금융지주중 4위를 유지했던 하나금융지주는 2011년을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김승유 회장의 3연임이 확정됨으로써 더욱 가속도를 붙인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가 이렇듯 자신감을 갖고 준비하는 이유는 외환은행을 인수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작년 11월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지분 51.02%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조만간 외환은행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예정대로 외환은행 인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하나금융그룹은 만년 4위 금융지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자산이 316조원으로 늘어나,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에 이어 3위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를 단순히 사이즈를 늘리는 것에 국한시키지 않고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즉 외환은행의 지점까지 합쳐지면 은행부문 영업망 확대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규모와 영업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

현재 650여개인 하나은행의 지점에 외환은행 지점이 더해지면 하나금융지주의 은행부문 지점 수는 1000개가 넘는다.

하나금융지주가 영업점 확대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경쟁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점망이 타 은행에 비해 작기 때문에 고객 접근성이 떨어져 개인고객의 예·적금 유치를 위해 경쟁은행에 비해 조금 더 높은 이자를 제공했고 이는 결국 자산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는데 이런 점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외환영업 부문이 크게 강화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 한가지 외환은행은 외환영업 부문에 있어 국내 은행중 가장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부문의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비 은행 부문인 신용카드 역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하나SK카드에 외환카드가 더해지면 타 대형 카드사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관건은 외환은행 노조에서 인수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의 조직을 어떻게 해야 성공적으로 장악하고 구성원들을 다독여 전 직원이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느냐다.

특히 외환은행 직원들의 연봉이 하나은행보다 높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조정함과 동시에 불만을 가라앉혀야 하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어떤 금융지주가 영업대전을 통해 최후의 승자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정곤 기자 hajunggo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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