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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창현 기자
  • 칼럼
  • 입력 2013.04.19 14:01

심리상담가 남상철, 아이들의 갈등을 활용하여 리더십II

[월간 금융계 / 이창현 기자]

아이들의 갈등을 활용하여 리더십을 기르는 방법II.

      심리상담가 남상철
답이 없는 시대에 자기만의 답을 찾아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얼마 전 삼성의 한승환 인사팀장은 <열정락서>에서 젊은이라면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 했고, 서강대 최진석 교수 또한 CBS 프로그램 <나를 바꾸는 시간, 15분>에서 ‘이제 미래는 나의 이야기다’라고 말하며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것을 강조했다.

그렇게 하려면 남이 정해놓은 삶을 살지 말고 나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백 년 동안 이성과 지성이 정해놓은 답을 실천하기 위해 달음박질치며 살았기에 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른다. 오늘은 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의 이야기를 만들려면 끼인 고통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인간은 끼인 존재이다. 태어날 때부터 삶과 죽음 사이에 끼여 있고, 하늘과 땅 사이에 끼여 있고, 과거와 미래 사이에 끼여 있다. 게다가 남편으로서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과 싫어하는 마음 사이에 끼여 있고, 아버지로서 아이들과 놀고 싶은 마음과 쉬고 싶은 마음 사이에 끼여 있고, 엄마는 육아에 전념하고 싶은 마음과 자기 개발에 시간을 더 쓰고 싶은 마음 사이에 끼여 있고, 아이들은 학생으로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과 놀고 싶은 마음 사이에 끼여 있다. 그 결과 늘 끼인 고통을 느껴야만 한다.

자기 자신만의 이야기는 바로 이 끼인 고통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얼마 전 인터넷 뉴스를 읽다가 증권맨의 자살소식을 접했다. 요즘처럼 경제가 불황일 때는 금융계도 덩달아 실적악화 때문에 고통을 받게 된다. 회사들은 실적을 높이기 위해 직원에게 실적 할당량을 지정해주고 채우게 한다. 실적을 못 채우면 면박은 기본이고 월급이 삭감되거나 퇴사 압력을 받게 된다. 때로는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 것도 감수해야한다.

기사의 내용을 보니 자살한 직원은 한 달에 24억 원 정도의 실적을 달성했어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적 달성에 반복적으로 실패하자 결국 소중한 목숨을 포기했다. 그 이유는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 다닐 수도 없는 끼인 고통을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직장을 계속 다니자니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그만두고 나가자니 그것도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빚이라도 지고 있으면 한두 달 월급을 못 받아도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 요즘은 SKY출신들도 반이나 직장을 못 구하는 시대여서 나가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

나갈 수도 없고 안나갈 수도 없는 끼인 고통은 마치 소 두 마리가 사지(四肢)를 묶고 반대방향으로 잡아당기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게 만들기 때문에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국 네 가지 방법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되어있다. 그 네 가지는 아래와 같다.
1. 비참함을 견디며 직장을 다닌다.
2. 회사를 그만두고 세상으로(불확실성으로) 나간다.
3. 고통을 주는 직장과 세상을 다 버린다.
4. 1과 2를 통합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비참함을 해결할 방법과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다.

안타깝게도 위의 증권사 직원은 세 번째 방법을 택했다. 네 번째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그에게는 모든 것을 버리고 이 세상을 떠나는 선택만 남았던 것이다.

우리도 그 직원의 고통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끼인 고통 없이 사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옛날보다 사정이 훨씬 좋아진 지금 왜 자살하는 사람이 더 늘어날까? 왜 우리는 자기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힘을 잃어버렸을까? 그 이유는 끼인 고통이 훨씬 심했던 부모 세대가 자신의 아이들만큼은 끼인 고통을 당하지 않고 살게 하고 싶었기에 모든 힘듦을 해결해주고 공부만 하게끔 했기 때문이다.

한 때 성적이 좋으면 출세가 보장되는 시대가 있었기에 모두가 거기에만 매달렸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 공부도 성공을 보장하지 못하는 시대가 되자, 겉은 멀쩡하고 스펙은 괜찮은데 속으로는 끼인 고통을 견딜힘을 길러놓지 못한 사람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고통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던 부모의 잘못된 육아와 교육이 아이들로 하여금 끼인 고통을 견디고 극복할 방법을 찾는 힘을 기르지 못하게 방해를 했던 것입니다. 그 결과 아이들은 자생력을 잃어버렸다.

이제 죽은 공부는 그만 시키고 살아있는 공부를 하도록 도와야한다. 문제를 없앨 수 없는 세상에 살면서 일상에 널려있는 끼인 고통을 건강하게 해결하는 힘을 기르지 않는다면, 백과사전 같은 지식을 가진들 소용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떤 끼인 고통을 느끼고 살고 있는지 살펴보고 도와주도록 하자.

둘째 딸인 율리가 공부에 대해서 균형을 잡으려고 고민한 적이 있다. 율리가 균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내용은 여전히 균형 맞추기였다. 나는 율리에게 마음껏 놀 수 있게 기회를 주었다. ‘어느 정도 놀면 자기가 알아서 공부하겠지’ 하는 마음이 아니라, 놀고 싶은 만큼 놀아 보라고 했다. 하지만 내버려 두고 신경 쓰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이가 노는 과정에서 느끼는 욕구와 감정을 계속 체크했다. 굳이 엄마나 아빠가 “이제 놀 만큼 놀았으면 공부 좀 하지?”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율리 스스로 압박을 받고 있었다.

“아빠, 나 마음이 불안해.”
“그래? 무엇이 불안한데?”
“어, 내가 이렇게 놀고 있으니까 시험을 못 칠 것 같아.”
“그래? 시험을 못 치면 안 된다고 느끼는구나! 시험을 못 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아?”
“내가 못난 사람이 될 것 같아. 그리고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져서 다시는 못 좇아갈 것 같아. 다른 아이들은 다 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나는 학원도 안 다니고 있으니까 더 불안해.”
“그렇구나.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네 마음대로 놀아 본다는 것이 쉽지가 않지?”
“응.”
“그래. 그럼 어떻게 해 보고 싶니?”
“공부를 하고 싶어. 그래서 시험 때까지 하루에 문제집을 열한 장씩 풀기로 했어. 그런데 또 계속 놀고 싶은 마음도 있어.”
“그래, 네 말을 들어 보니, 뒤처지는 것이 불안하고 두려워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도 있고, 마음대로 더 놀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율리가 그 중간에 끼여 있구나?”
“응, 맞아. 공부를 하자니 하기 싫은 마음이 들고, 그냥 놀자니 불안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래. 너의 마음을 알아. 그렇게 끼여 있으면 마음이 너무 힘들어지고, 몸도 피곤해져. 아빠가 어떻게 도와줬으면 좋겠니?”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돼?”
“아,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줬으면 좋겠구나. 그래, 너처럼 끼여 있는 상황에서는 네 가지 선택 중에서 하나를 고를 수가 있어. 들어 볼래?
“응.”
“끼인 고통에서 나오려면 공부와 노는 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법이 있어.”
“아빠, 그런데 그건 극단으로 가는 거잖아.”
“그렇지. 극단으로 가는 것이지. 사람들은 대개 극단으로 가는 선택을 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 극단으로 가기 싫다면 이제 나머지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볼 수가 있어. 하나는, 공부와 노는 것 둘 다 거부하는 거야.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공부와 노는 것을 둘 다 통합해서 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거야.”

“아빠 얘기를 들으니까, 당연히 통합해서 둘 다 잘하는 방법을 찾고 싶어.”
“그래?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노는 것이 곧 공부가 되고, 공부가 곧 노는 것이 될 수 있는지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알았어.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어?”
“율리가 지금 두 가지 극단적인 문제 사이에 끼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잖아. 공부만 하면 재미가 없고, 놀기만 하면 불안하지. 그러면 ‘공부하는 것’과 ‘노는 것’ 두개 다 중요한데 어느 쪽을 먼저 다루어볼까?”
“공부부터 얘기해봤으면 좋겠어.”
“그래. 그렇게 하자. 율리가 공부만 하면, 다른 것들을 할 수가 없어서 재미없고 힘들다고 했는데,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모두 다 재미없는 것이니?”
“아니. 재미있는 것도 있어. 하지만 일부는 재미없어.”
“그렇구나. 당연히 재미없는 것이 있을 수 있지. 그럼 재미없는 것은 어떤 거야?”
“과학. 요즘은 과학이 재미없어.”
“그렇구나. 지난번에는 과학을 재미있어 하더니, 지금은 과학이 재미없어졌네. 그렇게 된 이유가 있니?”
“과학은 외워야할 것이 너무 많아. 짜증나.”
“그렇구나. 외우는 것이 싫어서 과학이 싫어졌구나. 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 거니?”
“이해가 안 되는 것을 무조건 외우는 게 싫어. 나는 실험도 하고, 왜 그렇게 되는지 이해하면서 외우고 싶거든. 그러면 재미있잖아.”
“그러게 말이다. 아빠가 상황을 보니까 율리가 과학 지식을 외우더라도 원리를 이해하면서 외우고 싶은데, 그게 안돼서 힘들어 하는구나. 맞아?”
“응. 맞아.”
“그래. 그러면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아보자. 혹시 과학을 공부할 때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본적이 있어?”
(중략)

나와 율리의 대화는 계속 되었고, 율리는 해법을 찾아서 실천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이런 대화가 필요하다. 아이의 끼인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풀기위해 함께 고민할 때 자기 자신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심리상담가 남상철

소개 및 약력

심리상담가, 기업교육전문가 및 저술가, 웨스턴 신학대학원(마스힐 대학원)에서 상담학을, 썬더버드 국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전공한 후 심리상담가 및 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일하고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서양의 문화, 철학, 사상이 상호보완 되어야 함을 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육아, 교육, 대화, 독서, 경영 및 상담 분야에 접목하고 있으며 활발한 저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저자는 인생의 모든 행위가 균형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해석하는 균형 심리학을 만들었으며, 균형 심리학의 핵심인 자율성과 상호존중의 이론을 실제적인 삶속에 적용시켜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균형심리학 개발 및 균형심리학 연구소 소장 • 심리상담가 • 기업교육전문가 • 균형독서연구소 소장 • 싸이코드라마, 소시오드라마 디렉터 • 너나우리 아동 청소년 발달 센터 고문 • Northwest Family Life 인증 가해자 및 가족치료 상담사 • MBC TV밥상 꾸러기 프로 훈육 및 육아교육 전문가

저서: 내 아이의 생명력을 키워 주는 균형 교육법, 내 아이의 해석 능력을 키워 주는 균형 독서법, 유기농 육아
 

 문의 : 010-3236-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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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row 2015-02-05 07: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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