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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월간금융계
  • 칼럼
  • 입력 2013.08.09 13:55

[칼럼]이보우 편집위원, 默言修行의 계절

[월간 금융계 / 이보우 편집위원]

默言修行의 계절

 

이보우 편집위원

서울대학교 중문학과
베이징대학 경제학 박사
외환은행
여신금융협회상무이사
(현) 단국대 경영대학원 신용카드학과 교수
(현) 월간 금융계 편집위원
한국신용카드연구소 소장
한국신용카드학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미국이 통화정책을 두고 변덕이다. 지난 5월과 6월에는 양적 완화정책을 점차 줄여나가서 종내 중지하고 이자율도 올리겠다더니 지난 7월에는 완화정책이 ‘고도의 부양적인 통화정책’이라 두둔한다. 저 지속하겠다는 뜻이다. 채권을 무제한으로 사들임으로 통화를 공급하는 양적 완화정책은 계속할 수는 없는 일이다. 돈이 끝없이 풀려나가면 물가가 오르고 결국에는 소비는 줄고 도리어 경기침체와 자산 인플레를 몰고 오는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 때문에 통화를 계속 늘리는 건 시작에서부터 한시적일 수 밖에 없다.

미 연준(연방준비은행 이사회)은 지난 올 하반기부터 통화공급을 줄이기 시작하여 내년도 상반기 말경에는 아예 중단하겠다는 타임 테이블을 제시했다. 동시에 이자율도 이후 점차 인상한다는 계획이었다. 풀린 자금을 점차 걷어드리려 했다.
이런 계획이 들어나자 바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심상찮게 돌아갔다. 쳤다. Bernanke 연준 의장의 쇼크다. 신흥국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G2는 물론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주식, 채권, 환율이 흔들렸다. 특히 미 자국의 사정도 예상과는 달라 실업률의 개선도 뚜렷하지 않았다. 이른바 이 현저하지 않았다.
결국 양적 완화정책의 수정하려는 계획은 시행도 하기 전에 서둘러 없는 것으로 했다. 이른바 연준 의장 Bernanke 쇼크의 현실화다.

연준의 이런 식언(食言)은 명예롭지 못한 수치다. 중앙은행 총재의 기능인 이사회 의장이 그간 몇 차례의 공언한 걸 하루 아침에 뒤집었으니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금융수장의 얼굴에 스스로 먹칠을 했다.
그가 말을 번복한 대가로 역설적으로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는 전했다. 양적 완화정책은 결코 오래는 가지 않는다는 것, 금리는 앞으로 떨어지지는 않고 오를 일만 남았다는 일을 기정사실화 했다.
의장은 자신의 언급이 그렇게 큰 파장을 몰고 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하였을 지 모른다. 미국 자체, 글로벌 시장까지도 어느 정도 출구전략을 찾아야 할 때라고 판단했을 법하다. 때문에 다소의 불안을 감내하더라도 시장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필요한 시기로 예단하였을 개연성이 크다.
예상과는 달리 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그는 아차 했다.
그는 자기의 책임으로 전에 한 말을 뒤집었다. 변덕쟁이(faddist)라는 오명을 스스로 뒤집어썼다. 치욕적인 공인의 불명예다.

199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부재(不在)라 한다. 북방한계선(NLL)을 포기냐 아니냐를 두고 확인하던 차에 대화록 자체가 없다는 사실이 들어났다. 대화록에는 NLL 포기 내용이나 다른 불리한 사정이 있기에 고의로 폐기하거나 기록원에 넘기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의혹이 짙다. 그렇다면 형사사건 이전에 역사를 속이려는 무책임한 패륜들이다. 누구 책임인지 나서는 이는 없고, 발뺌의 궤변만이 난 분분하다.
산사의 묵언수행(默言修行)이 제철이라는 데 정치인은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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