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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월간금융계
  • 기획
  • 입력 2012.01.03 16:00

유럽 재정위기와 2012년 경제전망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들이 적극적인 경기부양과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취하면서 세계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11년 들어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부각되면서 다시 세계경제는 둔화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그러면 이번 경기둔화도 금융위기 때와 같이 단기간에 회복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이번 위기의 성격을 살펴보면 찾을 수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단기간에 경기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위기의 성격 중 하나는 정부의 위기, 국가의 위기라는 것이다. 그리스를 비롯한 많은 유럽 국가들이 과도한 국가채무와 재정적자로 인해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민간부문에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개입하여 지원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에 위기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해 줄 주체가 마땅치 않다.

둘째, 이번 위기는 일부 지역의 위기가 아닌 글로벌 위기다.

유로존은 재정위기 문제를 해결할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고, 미국은 경기 재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인 중국 마저도 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세 경제권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GDP 기준으로는 52%, 소비시장 규모 기준으로는 58%에 이른다.

셋째, 국제공조의 위기다.

주요 경제권이 모두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각 국가의 입장이 달라 공통의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2012년에는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국에서 대선과 총선이 있고, 중국은 지도부교체가 예정되어 있어 각국의 정치적 문제가 국제공조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즉, 각국의 입장 차이를 조정할 강력한 글로벌 리더십이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이러한 리더십 부재를 일컬어 ‘G-zero의 시대’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각 국가들은 위기를 극복할 정책수단이 바닥난 상태이다.

과도한 재정적자로 인하여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고, 양적완화정책은 자칫 인플레이션만 유발할 우려가 있어 쉽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이미 기준금리를 제로 금리로 유지하고 있고, 유로존도 1.0%로 낮춘 상태여서 더 이상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없는 상태이다.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이번 위기가 해결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이 신속하게 공조하여 현실성 있는 해결 방안을 찾는다 해도 유로존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장기간에 걸쳐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재정지출 축소와 세금 인상, 공공부문 개혁을 시행해야 하는데 이는 실업률 상승 및 가처분소득 감소로 연결되어 민간의 소비를 감소시키고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다.

따라서 세계 경제가 정상화되는 데는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역시 상당 기간 경기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경제 전망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번 경기둔화는 2012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국제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미국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2011년보다 다소 개선되겠지만 저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유로지역의 경우 2011년보다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겠지만 2011년에 비해서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제의 둔화로 인해 이미 우리나라 경제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IBK경제연구소 자체 전망에 따르면 2011년 경제성장률은 3.8%에 머물 것으로 추정되며 2012년에는 3.5%로 더 낮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부문별로 보면 특히 수출 증가율 둔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나라의 對EU 수출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의 수출 증가율도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2012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 : 전년동월대비 증감률, 자료 : 한국무역협회

민간소비의 경우 증가세는 유지되겠지만 가계부채 억제 정책,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 전세가격 상승세 지속 등으로 크게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며, 설비투자는 수출 증가율 둔화, 국내 경기회복 지연,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투자의 경우 민간부문의 주택공급은 증가하겠지만 공공부문 토목건설의 감소세가 지속되어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국내 경제는 수출과 내수부문이 동시에 둔화될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은행들은 유럽 재정위기와 국내외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인 외화자금 확보와 자산건전화 노력 등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주요 은행들이 신용등급 하락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2012년에도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은행들도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가계대출 증가세 지속과 한계기업 증가, 연체율 상승 등 이미 국내 경제 및 은행산업에 부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초를 다지고 기본에 충실한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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