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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월간금융계
  • 칼럼
  • 입력 2012.01.04 15:29

국내 금융권 경쟁력과 내부통제의 고민 우려

 

 

 

어릴 적부터 배우기를 “우리나라는 천연 자원이나 땅덩어리가 미약하기 때문에 우수한 인적 자원에 의존해서 물건을 만들어 수출하거나 양질의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어야 제대로 살아 갈 수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땅덩어리의 유럽 국가들은 200년 전부터 금융서비스의 경쟁력에 주목하여 영국의 경우 자국의 GDP 중 50% 이상을 금융업에서 창출해 오고 있다.

반면 우리는 그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여러 가지 유용한 물건들을 만들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나름 갖추기도 했지만 유독 금융 Industry에서 만큼은 아직 제대로 명함도 내밀 수 없는 수준이다. 왜 그럴까?

국내 금융회사들도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부터 성장성과 수익성을 강조하며 많은 시도들을 해 왔다.

과거 10년 동안 국내 금융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러 한 때 평균 15% 내외까지 육박했던 은행들의 ROE는 최근 5% 이하대로 곤두박질 쳤으며 금융회사의 경영진들은 3년 이내의 짧은 임기 동안 매년 달성해야 할 성장률에 급급하여 공격적인 경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그 결과로 경쟁 격화의 수준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서구의 유명한 금융회사들도 오래 전에 겪었던 일이지만 그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살아남는 전략을 채택했고 결국 Global 종합금융회사로 성장하여 많은 경우 성공한 사례를 찾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금융회사들도 최근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Global 금융회사들은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 수익율 높은 개발도상국가에 branch를 진출시키더라도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정형화된 내부통제와 프로세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웬만한 금융회사들은 해외에 진출시켜 현지인을 고용해서 현지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칠 수 있을 만한 내부통제를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만 영업을 하다 보니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가 되었고,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금융사고 또한 빈발하고 있다.

2005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그 전에 고작 수억 단위로 발생하던 금융사고 금액이 그 후로는 수 백억 또는 수 천억 단위로 커져서 해당 금융회사의 Going Concern까지 위협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고, 해외로의 사업 확장은 커녕 국내 금융감독 당국의 경고와 징계를 회피하기 위한 대응에 급급한 형편이다.

이렇게 해외와 우리나라 금융 회사들 사이의 큰 간격은 지난 수십 년 간 각자가 걸어 온 길의 차이에서 상당 부분 그 원인을 찾을 수가 있다.

서구의 문화가 다민족, 개인주의적, 원칙(Rule)에 의한 사회지배 구조인 반면 아시아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 등의 경우 단일민족, 집단주의적, 온정에 의한 사회지배 구조의 틀 속에서 사회규범이나 관습 등이 발전되어 온 까닭에 각 문화권에 속해 있는 금융 산업의 내부 구조도 큰 차이를 보여 왔다.

즉, 서구의 금융기관들이 개인 간 경쟁을 중시하고 책임소재와 성과평가를 명확히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직원들은 부정 등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시스템에 의존하여 이에 대비해왔다.

반면 일본의 관리 체계를 승계한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의 경우 개인 간의 경쟁보다는 인화 단결을 중시하고 책임소재와 성과평가가 서구보다는 덜 명확하거나 직원들의 도덕성에 의존하여 위험을 관리하는 관행을 상당 부분 이어 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최근과 같이 금융 환경이 급변하면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영역별 보호 장벽이 무너져 대규모 금융기관들의 부실사태와 M&A 또한 활발히 일어나는 상황에서는 과거의 온정주의적이고 집단주의적인 업무 행태에서 벗어나 좀 더 근본적이고도 실질적인 내부통제와 프로세스, 그리고 시스템을 완비했는지 여부가 특정 금융회사의 향후 50년, 100년 동안의 존속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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